사회 사회일반

한미FTA 비준안 외통위 처리 무산

한나라당이 2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를 시도했다. 한나라당 소속인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가 열릴 예정이던 대회의실을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점거하자 소회의실에서 여야 의원들과 내년도 외교통상부 예산안을 논의, 의결한 후 기습적으로 한미 FTA 비준안을 상정했다. 강행처리의 길을 트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정동영 의원 등 민주당 측과 권영길 의원 등 민주노동당 측 의원들이 남 위원장을 가로막으며 거세게 항의했다. 여당 내에는 오는 10일 본회의 직권상정 처리의 명분을 쌓기 위해 실패하더라도 3일 본회의에서 처리를 시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본회의 통과를 위한 수순에 들어간 셈이다. 양측의 대치가 계속되자 한나라당 유기준, 민주당 김동철 외통위 간사는 민노당 의원이 대회의실 점거농성을 풀면 한미 FTA의 최대 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해 토론한 뒤 최대 한 시간 동안 여야가 협의할 시간을 가진 후 의결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 의원과 권 의원 등 야당 의원의 반대로 이행되지 못했다. 대신 민주당과 민노당 의원들은 남 위원장에게 산회를 요구했으나 남 위원장은 앞으로 더 이상의 점거가 없다고 약속하기 전에는 안 된다고 거부했다. 한편 한나라당 이명규, 민주당 노영민 원내 수석부대표는 협상을 벌여 남 위원장이 이날 한미 FTA를 강행 처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 3일 한미 FTA 이행법안 14건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처리하고 같은 날 본회의를 연다는 데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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