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톰보이'의 화려한 귀환

90년대 고공행진 → 부도 → 신세계에 인수 → 법정관리 탈피 → 3년만에 흑자전환

가격·디자인 혁신 성공… 지난해 매출 1000억 달성

내년 남성복 코모도 재론칭… 두번째 부활에 도전

톰보이 신세계본점


1977년 설립된 톰보이는 대표적인 패션 1세대 업체로 1980~90년대 '톰보이 천하'를 누렸다. 당시 톰보이는 여대생을 비롯한 2030세대의 로망이었다. 그러나 창업주인 고 최형로 회장이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2006년 별세하면서 경영 공백이 생겼고, 이후 톰보이는 나락의 길로 빠져들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때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고, 2010년 7월 최종 부도처리됐다. 이듬해 3월 신세계인터내셔널(SI)과 진도모피 등 4개 업체가 톰보이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자본력과 유통망을 갖춘 SI의 품에 안기게 됐다. 그리고 2012년 2월 백화점 영업을 재개하며 재기를 모색했다.


톰보이의 화려한 부활은 예상보다 일찍 찾아왔다. SI에 인수된 지 4년 만인 지난해 6월 법정관리에서 벗어나고,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함으로써 '왕년의 톰보이'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2012년 매출 366억원을 달성한 톰보이는 2013년 641억원에 이어 지난해 매출 1,002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경기 불황과 소비 부진으로 여성 캐주얼 브랜드가 최악의 시련기를 겪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눈부신 성과다. 지난해 9월 사명도 (주)톰보이에서 (주)신세계톰보이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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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신세계톰보이가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된 데는 디자인과 가격 면에서 혁신을 꾀했기 때문이다. 특히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복 톰보이는 2012년 브랜드 재론칭 과정에서 제품 가격을 공정하게 책정하는 '클린 스마트 프라이스'를 도입, 가격이 계속 뛴 경쟁사 영캐주얼 브랜드보다 20% 저렴해 소비자의 호응을 얻었다. 수입 SPA(제조·유통 일괄)브랜드의 공세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다. 또 SPA브랜드들이 유행하는 디자인에만 집중하는 것과 달리 톰보이만의 개성을 살린 디자인이 승부에 도움이 됐다는 게 업계 평가다.

본격적인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신세계톰보이는 올해 매출 목표를 1,400억원으로 올려 잡았다. 여성복 톰보이와 아동복 톰키드는 백화점을, 남성복 코모도스퀘어는 쇼핑몰을 중심으로 신규 매장을 30개 이상 오픈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톰보이 110개, 톰키드 65개, 코모도스퀘어 65개의 유통망을 갖추게 된다. 특히 부도로 브랜드 전개가 중단됐던 프리미엄 남성복 브랜드 코모도를 내년 재론칭하며 톰보이에 이어 두 번째 부활에 도전한다. 남성복 시장이 커지면서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신세계톰보이의 대표적인 남성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조병하 신세계톰보이 대표는 "지금의 성장세라면 내년 톰보이가 전성기 매출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패션 1세대인 톰보이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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