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7일 개설되는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에서 처음으로 거래되는 10종목이 공개됐다.
첫 상장되는 ETN 상품은 전략형 상품 8개와 배당형 상품 2개로 구성됐다. 총 발행금액은 4,700억원이다. 금융투자 업계는 ETN이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개인투자자를 위한 새로운 투자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7일 ETN 시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우리·신한금융투자 등 6개 증권사들이 제출한 10개 상품에 대해 상장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상품을 보면 시장대표지수의 수익률보다 높은 성과를 목표로 하는 전략형 상품들이 8개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KDB대우증권은 국내 저변동성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대우 로우볼 ETN'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저변동성 주식이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현상을 이용한 전략을 구사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전략형 상품 2종을 내놓았다. '신한 K200 USD선물 바이셀 ETN'과 '신한 USD K200선물 바이셀 ETN'으로 국내지수선물과 달러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이 상품들은 외국인 투자가의 영향력 확대로 증시 상승과 환율 강세가 동시에 나타나는 경향을 이용한 투자 전략을 편다. 투자자들은 달러로 환산된 코스피200에 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내놓은 'TRUE 스마트 코스피 콜매도 ETN'은 코스피200 선물매수와 콜매도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이 상품은 주가 하락 위험을 일부 방어하는 동시에 콜옵션 매도에 따른 프리미엄을 확보해 추가 수익을 추구한다. 또 'TRUE 스마트 코스피 풋매도 ETN'은 코스피200 선물매도와 풋매도를 기초자산으로 하며 주가 하락시 수익을 추가하는 전략을 취한다. 이 상품은 풋옵션 매도에 따른 프리미엄 확보로 수익을 추구한다. 현대증권도 2종의 전략형 상품을 공개했다. 국내지수선물과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ABLE 코스피200선물플러스 ETN'과 국내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ABLE QUANT K150 비중조절 ETN'을 내놨다. 우리투자증권은 'Octo Big Vol ETN'이라는 전략형 상품을 밀고 있다. 이 상품은 고변동 국내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며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6개월간 변동성이 높은 종목에 투자한다. 최근 기초자산 변동성이 낮아 주가연계증권(ELS)으로 기대 수익을 올리기 어려운 투자자들을 위한 상품이다.
배당형 상품은 국내와 해외 각각 하나씩 총 2개가 출시된다. 삼성증권이 선보이는 'PREFEX 고배당 유럽주식 ETN(H)'는 고배당 유럽주식이 기초자산이다. 규모와 유동성 요건을 갖춘 유럽 기업 중 우수한 배당창출 능력을 가진 종목을 선별해 전체 유럽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한다. 우리투자증권이 만든 'Octo WISE 고배당 ETN'은 고배당 국내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배당수익률과 배당안정성뿐만 아니라 내부유보금 규모를 기준으로 미래 성장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 전략을 짠다.
이용국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증권상품시장부 부장은 "ETN 시장 개설 초기에는 중위험·중수익 위주의 안정적인 상품 위주로 투자자들에게 소개할 계획"이라며 "다음달 17일 변동성지수선물과 섹터지수선물이 상장되면 이들 지수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성격에 맞는 상품을 고르는 것 못지않게 과세 제도도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ETN에는 상장지수펀드(ETF)와 동일한 과세 체계가 적용된다. 국내주가지수를 활용한 국내주식형 ETN과 채권·해외·상품지수 등을 활용한 국내주식형 외에는 현금 분배금과 매매 차익에 대해 배당소득세 15.4%를 내야 한다.
김원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부이사장은 "ETN은 지난 2002년 ETF, 2005년 주식워런트증권(ELW)에 이어 거래소가 세 번째로 내놓는 장내투자상품"이라며 "앞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안정적인 자산관리와 노후설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