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송주희 기자의 About Stage] 뮤지컬 장수 주인공들

'노트르담 드 파리' 매트 로랑 16년 롱런

'오페라의 유령' 브래드 리틀 2000회 이상 팬텀으로 열연

2004년 국내초연 '지킬앤하이드' 류정한·조승우 200회 무대에

(왼쪽부터)'오페라의 유령'의 브래드 리틀, '노트르담 드 파리'의 매트 로랑, '위키드'의 젬마 릭스, '지킬앤하이드'의 조승우 /사진제공=제작사

공연 역사가 깊은 외국엔 20~30년 롱런하는 뮤지컬이 많다.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은 1986년 런던 웨스트엔드 초연 이후 30년 가까이 전 세계 뮤지컬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미국 브로드웨이에선 1988년 개막 이후 26년간 장기 공연을 펼치며 공연횟수가 1만 회를 넘어섰다.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역시 1998년 초연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올해 한국 초연 10주년을 맞이했다.

작품이 나이를 먹고 세계 곳곳을 누비면서 주인공으로 장수한, 작품의 얼굴 같은 배우도 자연스레 탄생했다. 기록을 써 내려가며 여전히 무대를 장악하고 있는 '현재 진행형의 전설'엔 누가 있을까.


최근 10주년 기념 오리지널 내한 공연을 펼치고 있는 '노트르담 드 파리'는 콰지모도 역의 매트 로랑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1999년 콰지모도 역으로 데뷔한 그는 16년간 이 배역을 소화했다. 이번 내한 중 '콰지모도 공연 1,000회'를 맞이하는 그는 역대 최장 기간 최다 출연 콰지모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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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은 브로드웨이 최장수 뮤지컬답게 기록의 규모도 남다르다. 무려 2,000회 이상 팬텀으로 무대에 선 배우가 4명이나 된다. 이 중 현역으로 여전히 무대에 오르는 이는 브래드 리틀 한 명뿐이다. 초록마녀 '위키드'의 대명사인 호주의 젬마 릭스도 주인공 엘파바 역을 오랜 기간 소화하며 지난해 10월 1,000회 공연을 달성했다.

외국 작품이지만 국내 배우가 먼저 떠오르는 작품도 많다. 2004년 국내 초연한 지킬앤하이드는 류정한과 조승우의 열연 덕에 '매진 단골 공연'으로 자리 잡으며 원산지(미국)에서보다 더 큰 인기를 무려 10년째 이어가고 있다. 류정한과 조승우는 '10주년 기념 공연'에도 참여, 각각 지난달 25일과 31일 지킬박사와 하이드 배역으로 200번째 무대에 섰다. 1세대 뮤지컬 배우 최정원 역시 뮤지컬 시카고에 초연부터 무려 14년간 출연하며 주인공 록시 하트와 벨마 켈리 역을 모두 소화한 유일한 배우다.

오랜 기간 사랑받은 작품은 특별 공연을 선사하며 자부심을 뽐내기도 한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지난해 이탈리에서 열린 오페라 축제 '아레나 디 베로나' 오프닝에서 한국과 프랑스 등 6개국 노트르담 드 파리 배우들이 주요 넘버를 부르는 스페셜 갈라 무대를 가졌다. 오페라의 유령도 2011년 25주년을 맞아 영국 로얄 엘버트홀에서 역대 오리지널 팬텀이 출연한 가운데 특별 공연을 펼쳤다.

끼 넘치는 배우도, 흥미로운 소재의 뮤지컬도 많은 세상. 특정 배우가 수년간 기량을 유지하며 같은 배역을 연기하고, 한 작품이 장수하며 꾸준히 관객의 사랑을 받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롱런하며 지금도 전설을 써내려가고 있는 공연과 배우에게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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