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인화에 반대하는 교직원과 학생들이 총장실 앞 복도를 점거하면서 오연천 총장이 무려 12시간 동안 사실상 감금돼 있다가 퇴근하는 일이 벌어졌다.
서울대는 지난달 31일 오후 3시 30분 교내 행정관에서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설립준비위원회' 구성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일부 교직원과 총학생회의 반대에 부딪혀 보도자료로 간담회를 대체했다.
'서울대 법인화 반대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소속 교직원과 학생 400여명은 총장실이 있는 행정관 4층 복도를 점거한 채 설립준비위에 노조 인사를 포함시키거나 법인 설립 시 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고 요구했다.
오 총장은 31일 오후 9시 30분께 한차례 총장실을 나서려 시도했다가 노조원과 학생이 막아서면서 퇴근을 포기했다. 이 과정에서 본부 직원과 점거중인 노조원 간에 몸싸움이 벌어졌고 오 총장의 안경이 벗겨져 분실되기도 했다.
최근 몸상태가 좋지 않은 오 총장이 하혈까지 해 피 묻은 수건을 노조 측에 보여줬지만 이들이 점거를 풀지 않았다고 서울대 관계자는 전했다.
노조는 이후 이뤄진 면담에서 본부 측이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임에 따라 오전 3시 30분께 점거를 풀었고, 오 총장과 일부 단과대 학장, 주요 보직교수 등 15명은 점거 12시간 만인 오전 3시 56분께 퇴근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