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강만수 전 회장 흔적 지워라" 산은 소매금융 조직 격하

홍기택 회장 정책금융 강화 등 조직개편

산업은행이 강만수 전 회장의 흔적 지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강 전 회장의 대표 역작인 다이렉트뱅킹 등 개인금융 업무 확대를 위해 조직을 키웠던 소매금융그룹을 개인금융 부문으로 한 단계 격하한 것이다. 대신 정책금융 기능 강화 차원에서 투자금융부가 벤처금융부로 바뀌고 사모펀드본부 아래 정책성 사모펀드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이 새로 생긴다.

27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어 현재 1그룹 9부문 5본부 1센터 46부(실) 구조로 된 조직을 10부문 5본부 47부(실)로 바꾸는 내용의 조직 개편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조직 개편은 홍 회장이 취임 후 처음 단행한 것으로 다음달 중순께 예정돼 있는 정기인사 실시와 함께 적용된다.


이번 조직 개편의 핵심은 강 전 회장의 흔적 지우기다.

산은은 강 전 회장 시절 민영화를 대비해 조직을 키웠던 소매금융그룹을 예전과 같이 개인금융 부문으로 돌려놨다. 소매금융그룹 밑에 있던 다이렉트센터는 다이렉트부로 명칭이 변경됐고 소매금융기획부와 소매여신부는 개인금융부로 합쳐졌다.

강 전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소매금융사업은 대폭 축소가 불가피하게 됐다. 현재 금융위원회에서 추진 중인 정책금융 기능 개편의 방향에 따라 추가로 조직이 축소될 수도 있다.


반면 홍 회장이 강조했던 정책금융 기능 강화는 이번에 그대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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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사모펀드본부에 정책성 사모펀드 업무를 전담하는 사모펀드 2부가 새로 생긴다.

과거 대우건설 인수나 최근 STX팬오션 인수 검토와 같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필요한 역할을 새로운 사모펀드 기법을 통해 활용하려는 의도다. 제2의 STX 사태를 막기 위한 조직도 신설된다. 기업개선지원부를 만들어 부실 징후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대해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 정상 기업으로 돌아갈 수 있게 지원할 예정이다.

이 밖에 새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 금융을 뒷받침하기 위해 투자금융부를 벤처금융부로 바꾸고 기술금융부의 기능도 더욱 강화한다. 트레이딩센터가 트레이딩부로 명칭이 변경되고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차원에서 소비자보호단이 신설된다.

산은 관계자는 "다음달 정기 인사를 앞두고 있어 조직 개편의 폭이 크진 않았지만 평소 홍 회장이 강조했던 정책금융 역할 강화가 이번 조직 개편에도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말했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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