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뽕을 제3국에 반입하기 위해 국내 공항을 경유지로 이용해 통관절차 없이 다른 항공편에 옮겨 싣더라도 처벌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권남혁 부장판사)는 11일 홍콩에서 구입한 히로뽕을 괌으로 반입하기 위해 김포공항을 경유한 혐의로 기소된 조모(29)씨 등 4명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무죄판결한 원심을 깨고 「히로뽕 수입」 부분에 대한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 위반을 인정, 징역 5년∼3년6월씩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제3국간 밀수시 히로뽕 산지로부터 직접 밀반입하지 않고 우회루트로 국내 공항을 경유지로 이용하는 마약사범들에게 철퇴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제3국간에 이뤄지는 히로뽕 밀반입 과정에서 다른 항공편에 옮겨싣기 위해 항공사측에 의해 지상에 잠시 반출된 것만으로도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이 규제하는 「오·남용에 따른 보건위생상 위해발생의 위험성」이 이미 발생한 만큼 이 법이 규정한 히로뽕 「수입」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조씨 등은 홍콩에 비해 서울에서 오는 수하물에 대한 괌 당국의 검색이 느슨한 점에 착안해 97년 12월 홍콩에서 구입한 히로뽕 3㎏을 여행용 가방에 숨겨 항공수하물로 서울을 경유해 괌으로 반입하려 했으나 김포공항 내에서 항공사측이 괌행 항공편으로 옮겨싣는 과정에서 적발돼 같은달 구속기소됐다. /김인호 기자 GAI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