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창업대국 대한민국


"강남 한복판에 봉제공장을 세우는 것이 꿈입니다." "창업을 위해 대학 졸업 후 39세가 될 때까지 창업수업을 거쳤습니다." 평생사업을 일궈온 두 분의 기업인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기업인 특유의 열정, 정신이 묻어난다. 새삼 기업가 정신을 언급한 것은 경제 상황이 그리 만만한 경우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ㆍ유럽의 재정위기 등 대외적 불안요인뿐 아니라 국내에도 청년실업, 양극화, 잠재성장률 저하 등의 문제가 이어지고 있어 기업가 정신이 절박한 상황이다. 과거 우리 경제사에서 기업가 정신은 빼놓을 수 없는 항목이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도전정신과 국가 경제에 이바지 하겠다는 일념은 오늘의 삼성ㆍ현대ㆍLGㆍ포스코를 있게 했고 나아가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기업가 정신은 점차 약화되고 있다. 한 컨설팅 회사가 총 32개국을 대상으로 평가한 기업가 정신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에 16위로 조사됐다. 2000년 11위에 비해 5단계 하락한 순위다. 기업가 정신이 약화된 데는 유망한 투자처를 찾기 힘든 점, 안정 위주의 보수적인 사회풍토, 창의성과 도전의식을 키우는 교육의 미흡, 각종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영여건 악화 원인을 대기업에서만 찾는 경우가 많다 보니 기업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우려가 된다. 기업가 정신이 발휘될 수 있도록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기업가의 열정을 저하시키는 규제는 줄이고 실패 후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실패 없는 성공은 없다. 기업과 기업가를 긍정적으로 보는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 내년 하반기에 설립 예정인 이공계 대학생의 기업가 정신 고취를 위한 이공계 기업가교육센터와 같은 기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최근 2013년부터 고등학교 경제교육을 대폭 축소한다는 내용이 보도돼 한 차례 논란이 인 적이 있다. 2009년 정부가 경제교육의 강화를 위해서 '경제교육지원법'을 제정했는데 취지에 어긋나지 않도록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의 경제교육을 확대해야 한다. 오늘날 각국 정부는 기업가 정신을 고양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창업국가 미국(Start-up America)'을 국가비전으로 제시했고 유럽연합(EU)은 기업가 정신 활성화를 위한 10대 강령을 발표했다. 모두가 똘똘 뭉쳐 '창업대국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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