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블루오션 찾아 나서는 식품기업들] <2> 커피 르네상스, 식품기업이 이끈다

시장규모 年 3조… 기호식품에서 생활음료로 급속 성장<br>원두에 믹스·음료까지 동반 호황<br>업계, 제품 차별화로 주도권 다툼<br>국내시장 벗어나 해외공략도 나서


대한민국이 커피에 빠졌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간단히 타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커피인 커피믹스를 비롯해 커피음료(RTDㆍReady To Drink), 원두커피인 커피 전문점, 캡슐커피, 에스프레소머신렌털 사업 등 커피 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원두커피를 파는 커피 전문점도 크게 늘어나 길거리에 나가면 다양한 콘셉트의 매장을 볼 수 있다. 시장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이나 이 시장에 진출한 기업도 많아져 소비자 입장에서 누릴 수 있는 편익도 커지고 있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2~3년을 놓고 봤을 때 커피 시장만큼 급격히 커진 시장이 있을까 싶다"며 "야근이 잦고 집중력이 필요한 현대인에게 최적화된 음료인 커피가 매끼 먹는 밥보다 더 친숙한 음료로 자리매김하면서 커피 시장은 앞으로 수년은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커피가 글로벌한 아이템이라 수출 등 해외 시장 개척에도 유리한 면이 있다"며 "고무적인 것은 커피믹스, 커피 음료, 커피 전문점에서 파는 원두커피 등이 서로 다른 종류의 커피 시장이지만 시장 파이가 커지면서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3조원대로 커진 커피시장= 최근 커피 시장의 성장세는 눈을 씻고 다시 볼 정도다. 올해 커피믹스 시장은 1조1,000억원, 커피 음료는 8,500억원, 커피 전문점 시장은 1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예상대로면 연간 커피 시장이 3조원에 이른다. 식품업계는 인스턴트커피에 치중돼 있는 국내 시장이 생활 수준 향상, 커피 문화의 진화, 웰빙 욕구 증가 등으로 원두커피로 이동할 것으로 보면서 커피 시장의 추가적인 성장을 점치고 있다. 지난 2010년 말 국내 인스턴트커피와 원두커피의 소비량은 7대3 정도인데 앞으로 원두 커피 소비 비중이 50%, 더 나가서는 70%까지 성장할 것이라느 예상이다. 그렇다고 해서 인스턴트커피 시장 전망이 암울한 것도 아니다. 아직은 전체 커피 시장의 성장 여력이 커 인스턴트 시장도 덩달아 상승 무드를 탈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커피믹스, 원두커피 성장세에도 시장 확대=지난해 이마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라면도, 쌀도 아닌 한 봉지에 100원 정도 하는 커피믹스다. 현재 동서식품 '맥심'이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한국네슬레와 남양유업ㆍ롯데칠성 등이 도전하고 있다. 시장 참여 업체가 늘면서 커피믹스 제품이 예전보다 다양해지는 점은 소비 확대를 부추기는 배경이 되고 있다. 동서식품은 자타공인 커피 시장의 절대강자로 불린다. 지난해 시장조사업체 AC닐슨 자료에 따르면 동서식품의 맥심 커피믹스는 84.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1980년 출시 이후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동서식품의 한 관계자는 "고품질 아라비카 원두를 70% 이상 사용한다"며 "이를 동결 건조하는 기술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매년 100건 이상 시장조사와 분석을 실시해 4년마다 맛과 향, 패키지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하는 것 역시 꾸준히 사랑 받는 비결이라는 설명이다. 동서는 캡슐커피 시장에 진출해 커피 사업을 더욱 다각화하는 한편 지난해 미국ㆍ싱가포르 등 24개국에 4,000만달러어치를 수출한 프리머의 해외 시장 개척에도 힘쓸 계획이다. 남양유업은 동서식품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우유(발효유포함), 분유, 기타 음료 등을 만들고 있는데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커피 사업을 설정하고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된 커피믹스 '프렌치카페 커피믹스'는 통상 프림에 우유맛을 내기 위해 첨가하던 화학적 합성첨가물 카제인나트륨을 빼고 무지방 우유를 넣은 프림을 사용하면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특히 최근에는 여름과 다이어트에 민감한 고객을 겨냥해 '프렌치카페 1/2 칼로리 카페믹스'를 비롯해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아이스' 등을 내놓는 등 제품군도 다양화했다. '칸타타' 브랜드를 통해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한 롯데칠성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칸타타 커피믹스는 분무건조방식으로 제조된 일반 인스턴트 커피와 달리 동결건조방식으로 제조했기 때문에 커피 본래의 향과 맛이 잘 보존돼 있다. 특히 지하 1,000m 천연암반수를 사용해 커피를 추출한 까닭에 원두 자체의 독특한 향과 쓴맛ㆍ단맛의 절묘한 조화를 극대화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남양유업과 롯데칠성의 시장 진입으로 올해 커피믹스 시장은 10%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용기커피 시장도 가파른 성장세=RTD 커피 시장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AC닐슨에 따르면 RTD 커피음료 시장은 ▦2008년 17% ▦2009년 33% ▦2010년 28% 성장했다. 지난해 RTD 커피 시장 규모는 6,785억원으로 시장의 강자는 칸타타의 롯데칠성과 T.O.P와 함께 스타벅스와 손잡고 RTD 제품을 선보인 동서식품이 꼽힌다. 올해는 후발주자인 빙그레의 아카페라, 서울우유의 도토루 등이 신제품을 쏟아내면서 8,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빙그레는 최근 배우 하지원을 통해 냉장커피 제품 아카페라를 적극 알리고 있다. 2008년 첫선을 보인 아카페라는 출시 당시 냉장커피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광고하지 않았지만 최근 커피 시장이 각광받으면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원 효과를 보면서 매출에 탄력이 붙었다는 게 빙그레 측의 설명이다. 서울우유는 프리미엄 냉장 컵 커피 '도토루 더 마스터 넬 드립'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넬 드립이란 '넬'이라는 양모로 짠 천을 사용해 정성스럽게 커피를 추출해내는 프리미엄 방식으로 커피를 천천히 우려냄으로써 신맛ㆍ쓴맛ㆍ단맛 등 커피 본연의 깊은 맛과 향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매일유업은 이탈리안 프리미엄 컵 커피 브랜드 '바리스타'의 전문성을 강조한 새로운 패키지를 도입하고 기존 제품을 한층 개선한 '바리스타 에스프레소 라떼'로 고객에게 어필하고 있다. 특히 '바리스타 프리미엄 3룰'을 소개함으로써 커피 전문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강조하고 있어 주목된다. 바리스타 프리미엄 3룰은 까다로운 자체 품질 관리 기준을 말하는데 ▦전세계 생산량 1%의 고산지 프리미엄 원두만을 골라 블렌딩하는 '1% 셀렉션' ▦전문 바리스타와 커피감정사가 선택한 맞춤 로스팅으로 원두의 풍미를 그대로 살리는 '프로페셔널 로스팅' ▦12명의 전문 바리스타의 테스트를 통해 커피 맛을 결정하는 '바리스타 초이스'가 있다. 커피음료업계의 한 관계자는 "RTD 커피 시장이 매년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감에 따라 후발업체들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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