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개선 시급한 국내증시의 구조적 취약성

사상 초유인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신용등급 조정 후 8일 문을 연 아시아증시는 일제히 폭락하는 '블랙 먼데이'를 면치 못했다. 특히 국내증시의 경우 코스피지수가 한때 140포인트나 폭락하고 코스닥지수도 10% 넘게 곤두박질쳤다. 매도물량이 폭주하면서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원ㆍ달러 환율도 1,080원대로 수직 상승했다. 지난 70년 동안 AAA를 유지해온 미국의 신용등급이 처음으로 AA+등급으로 떨어진 데 따른 충격이 패닉을 초래한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막연한 불안감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ㆍ피치의 움직임, 미국의 재정적자 축소 및 3차 양적완화 여부 등에 따라 금융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무디스와 피치의 경우 미국을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보고 있으나 당분간 등급을 조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 일본 등이 미국국채 매입의사를 밝히고 주요7개국(G7) 공조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문제는 외부 충격에 극도로 취약한 국내증시를 어떻게 안정시키느냐이다. 특히 국내증시가 주요국 가운데 상대적으로 낙폭이 큰 것은 외국자본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외국인들은 지난 닷새 동안 무려 2조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원ㆍ달러 환율은 32원이나 급등했고 국가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23bp(1bp=0.01)로 치솟았다. 외환보유액이 3,110억달러를 넘고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는 등 우리 경제의 체력은 많이 좋아졌지만 모건스탠리와 노무라증권은 며칠 전 한국의 대외부채 상환능력이 아시아 8개국 가운데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증시를 비롯한 국내 금융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 특히 외국자본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국내증시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 아울러 금융기관들의 외화차입에 대한 점검과 단기외채를 장기외채로 분산하는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 외국인투자가들의 이탈에 대비해 외환ㆍ채권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외화유동성 확보에도 차질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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