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에서 소비자 이익을 높이기 위해선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무선서비스(이동통신)와 유선상품(초고속인터넷)을 결합해 판매하는 것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결합상품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인 상황이어서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11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서울대 경쟁법센터 세미나에서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새 기술이 도입될 때 시장 지배적 지위의 전이가 가능하면 장기적으로는 경쟁사업자 진입이 어려워져 소비자 후생은 줄어드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경쟁사업자를 배제하는 가장 분명한 행위는 약탈적 가격행위"라며 "이는 소비자 후생을 우선시하는 경쟁정책과 충돌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시장 지배적 사업자를 규정해 지배력의 행사를 엄격하게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추환 영남대 교수도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집중도와 1위 사업자의 점유율이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며 "결합상품을 통한 시장지배력 전이를 차단해 소비자 후생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KT와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분야 2·3위 사업자들은 SK텔레콤이 무선상품에 유선상품을 '공짜'로 제공하는 행위를 통해 유선 시장에서 약탈적 가격정책을 펴고 있다고 주장한다. /김능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