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 컨버터블 차량이 수입차 전반의 폭발적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판매된 전체 수입차 4만8,284대 가운데 '지붕이 열리는' 컨버터블(카브리올레) 차량의 비중은 730대로 1.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3만9,953대 중 675대로 1.7%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판매 대수는 늘었지만 비중은 소폭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의 경우 수입차 시장은 연간 판매량이 전년 대비 24.6% 늘어나는 등 두자릿수의 성장이 이어지는 추세지만 유독 컨버터블 형태의 차량은 매년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정체돼 있다. 전체 수입자 시장에서 점유율이 2010년 1.8%, 2011년 1.3%, 2012년 1.6%로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2,130대가 팔렸으나 메르세데스-벤츠 SLK 200(576대), 폭스바겐 골프 카브리올레(248대), 미니 쿠퍼 로드스터(180대) 등 일부 신차의 효과가 발휘됐을 뿐 올해까지 효과가 지속되지 않고 있다.
컨버터블 카의 판매 부진은 이 차량에 대한 국내 정서가 좋지 않은데다 특히 올해의 경우 봄 기온이 낮아 구매층이 더욱 얇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의 확대로 매년 판매되는 컨버터블 모델의 수도 늘어나고 있지만 판매량은 큰 변화가 없는 것은 수요층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라며 "주로 20~30대 젊은층을 타깃으로 하지만 가격대가 높아 실제 구매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날씨 등의 국내 여건이 오픈카와 잘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여름과 겨울에는 덥거나 춥고 비와 눈도 자주 내려 지붕을 오픈하고 달릴 수 있는 기간이 짧은 편이고 가격 대비 메리트가 떨어져 세단을 선호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컨버터블의 미래는 밝다는 것이 수입차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컨버터블 시장은 지금보다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은 편"이라며 "최근 들어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저렴한 모델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니 로드스터나 폭스바겐 골프 카브리올레 등은 3,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국산차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희소성도 수입차 컨버터블의 발전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 수입차 시장은 성장하는 추세라며 오픈카 역시 다양한 가격대의 모델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판매량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