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가 미국 기업들에는 유럽 금융기관과 기업들의 자산을 헐값에 살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기업들이 마이애미 해안의 고급 호텔에서부터 더블린의 가장 높은 사무용 빌딩까지 재정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 기관들이 소유한 자산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세계 1위의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은 최근 독일 은행인 코메르츠방크로부터 3억달러 규모의 부동산담보대출을 넘겨받았다. 이 대출은 미국 플로리다의 몬드리안사우스비치호텔과 시카고ㆍ마이애미ㆍ미니애폴리스ㆍ샌프란시스코 등 4개 지역에 있는 소피텔호텔을 담보로 한 것이다. 코메르츠방크는 내년 중반까지 자본금을 53억유로(69억달러)로 확충해야 한다.
인터넷 기업 구글도 자금난에 시달리는 아일랜드 국립자산관리공사로부터 더블린에 있는 몬테베트로빌딩을 사들였다. 미국의 대형 금융기관인 웰스파고는 지난달 아일랜드의 한 은행으로부터 33억달러 규모의 부동산담보대출을 인수했다.
또 미국의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기업인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KKR)의 런던사무소 직원들은 최근 그리스의 한 민간기업 인수를 검토하기 위해 현지로 날아갔다. 특히 KKR는 유럽 재정위기로 맞은 황금 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최근 런던사무소 직원을 2명에서 8명으로 크게 늘리고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KKR는 그리스뿐만 아니라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ㆍ포르투갈ㆍ아일랜드 등을 투자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
KKR의 너대니얼 질카 팀장은 "모두가 어렵다고 얘기할 때가 특별한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라며 "그리스의 어려운 재정상황은 평소라면 얻기 힘든 중요한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NYT는 재정위기와 더불어 유럽은행감독청(EBA)이 유럽 은행들에 내년 중순까지 1,140억유로 규모의 자본확충을 요구해 유럽 금융기관들의 자산매각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다 유럽 금융기관들은 내년 6월까지 핵심자기자본(Core Tier 1) 비율을 9%로 맞춰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후위 반 스티니스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18개월 동안 유럽 금융기관들이 최소 3조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매각할 것으로 추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