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국의 디즈니를 키워라] 2부. 세계와 경쟁하는 강소 문화기업 <6> 부루다콘서트

팬이 직접 만드는 콘서트… 신선한 발상으로 공연계 새바람

국내 첫 소셜플랫폼 공연방식 도입… 완판땐 초기 구매자에 티켓값 환급

원펀치·요조·10㎝ 등 잇따라 성공… 인디밴드 이어 대규모 공연 준비중

신동익 부루다콘서트 대표가 대학로 콘텐츠코리아랩에 설치된 자사의 부스앞에서 회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관객은 왜 수동적이어야만 할까. 꼭 공연제작자가 마련해준 가수만 선택할 수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가수들을 직접 키울 수는 없을까. 부루다콘서트를 설립한 신동익 대표가 고민한 것이다. 관객들이 직접 좋아하는 가수를 선택해서 공연을 만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IT를 기반으로 소셜네트워크가 발달하면서 나타날 수 있게 된 방식이다.

부르다콘서트의 모델은 독특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아주 단순하다. 부루다콘서트가 어떤 가수에 대해 공연을 기획한다. 그리고 이런 내용을 회사의 소셜플랫폼에 올린다. 사이트의 방문자들이 그 공연에 대해 관심이 있으면, 즉 공연을 보고 싶으면 사전티켓을 구매한다. 이른바 '부루다티켓'이다. 가수를 공연장으로 부른다는 의미에서 '부르다'라는 이름이 붙었다. 원래 공연 좌석의 15~20%의 부루다티켓이 팔리면 본격적으로 공연절차가 진행된다. 확정된 공연이 안내되고 본 티켓이 판매된다. 관객들은 이제 공연에 '간다'는 의미의 '간다티켓'으로 이름이 바뀐 공연표를 구입하면 된다. 만약 부루다티켓의 판매가 신통치 않으면 이는 그 공연에 대한 반응이 약한 것으로 간주되고 다음 기회를 기대한다.


재미있는 것은 환급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1,000석의 공연이 처음에 기획되고 200석 정도의 부루다티켓이 팔렸을 경우, 만약 나머지 '간다티켓' 800석이 완판되면 처음 부루다티켓을 구입한 관객을 자신의 티켓값을 돌려받을 수 있다. 즉 이들은 공짜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즉 일종의 '공연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자로서의 배당을 받는 것이다.

그러면 왜 이런 시스템을 만들었을까. 신동익 대표는 "다양한 종류의 공연이 기획될 필요가 있고 공연가격을 낮출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부루다티켓을 사용한 방식은 그동안 비용문제로 일반 공연에서 소외됐던 인디밴드들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다. 관객들이 직접 나서서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들을 키우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별도의 공연 마케팅이 필요 없어짐으로써 전체 공연비용을 크게 낮추었다. 부루다티켓을 구매하는 사전관객들이 '바이럴 마케팅'이라는 입소문을 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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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성과가 있었을까. 부루다콘서트는 지난해 7월 설립 이후 원펀치, 10㎝(10센치), 요조 등의 공연을 잇따라 성공시켰다. 특히 10㎝는 지난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의 공연이었다. 모두 부루다티켓을 구입한 팬들의 노력에 의해서였다.

공연제작 소셜플랫폼이라는 아이디어로 창업했지만 회사입장에서는 앞으로 가야할 일이 많다. 아직은 특정한 분야의 관객에 집중돼 있는 인디음악에서 보다 대중화된 기획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부루다콘서트가 지금까지 성사시킨 공연은 대개 1,000석 내외다. 회사의 매출은 아직은 크지 않다. 매출은 티켓수수료와 공연기획료로서 구성되는데 설립된지 이제 1년, 인지도를 높이고 플랫폼을 안정화하는 작업이 필요한 단계다.

신 대표는 "지금은 플랫폼이 안착되는 과정으로, 새로운 공연기획 방식으로 팬들의 호응을 받는 것이 우선 목표"라며 "점차 규모가 큰 공연도 늘여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플랫품을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도 하고 있다. 6월중에 전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모전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기획한 공연을 부루다콘서트의 소셜플랫폼 방식으로 만들어서 지원하는 것이다. 일반 대학생이 공연기획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글ㆍ사진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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