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로라 최] 미 도박계 뒤흔든다

2년 전 미국의 한 도박장에서 거액의 빚을 진 한국의 기업인, 연예인 및 언론계 거물 등으로부터 도박빚을 받으러 입국했다가 외환관리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바 있는 한국계 미국인 로라 최씨(여·44)가 최근 라스베이거스 등 도박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11일자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의 미라주 카지노-호텔의 거액 도박꾼 호객전문가이자 도박빚 「수금원」이었던 최씨는 미국에 돌아온 후 미라주측에 대한 연방정부 당국의 수사를 촉발했을 뿐 아니라 미국 도박계의 2대 거물들간의 소송사건까지 야기시켰다. 최씨는 미라주 카지노-호텔에서 이른바 「고래(WHALE)」라는 속칭으로 통하는 거액도박꾼을 끌어들이는 국제마케팅 분야의 한국 담당 간부로 일하다 97년 7월 한국고래들의 도박빚을 받기 위한 한국에 입국했다가 입국외환관리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후 97년 10월 집행유예선고를 받고 풀려났다. 이 사건을 계기로 라스베이거스 경찰, 연방수사국(FBI), 세관, 네바다주 도박위원회 등이 미라주측의 도박빚 수금행태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고 주요 증인이 된 최씨는 라스베이거스의 도박장들과 「고래」들간에 이뤄지는 음성적인 금융거래의 내막을 엿볼 수 있게 하는 관련 문서들을 수사당국에 제시했다. 이 때문에 35만 달러의 벌금을 물고 16억 달러 상당의 또다른 대규모 사업에 큰차질을 빚게 된 미라주측은 최씨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고 불량직원이라는 낙인을 찍어 해고하는 한편 약 50여만달러의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대해 최씨도 즉각 자신을 부당하게 해고한 미라주측을 상대로 맞고소, 미라주측이 한국에서 자신이 범죄활동을 벌이는데 지원을 했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도박위원회측에 거짓말을 하도록 사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라주측은 또 미 동부지역의 도박도시인 애틀랜틱 시티에 있는 도박장 타지 마할을 소유하고 있는 도박계 거물 도널드 트럼프측이 최씨를 포섭해 사업상의 비밀인 고래들의 명단을 빼내가기 위해 음모를 꾸몄다고 고소, 사건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포스트는 트럼프가 고용한 한 사설탐정이 작년 3월 60여명의 한국인 고래들의 명단을 작성, 「뱀눈 작전」이라는 제목을 붙여 트럼프측에 팩스로 전달했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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