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와 리스사의 자동차 편중현상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1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할부금융 취급실적(7조3,521억원) 중 자동차 실적은 전체의 87.6%인 6조4,4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스업계도 같은 기간 총 실적 7조1,073억원 중 자동차가 4조5,100억원을 차지해 전체의 63.5%에 달했다.
할부금융업과 시설대여업이라는 설립 목적과는 달리 기계류 등 시설재의 비중이 미미하고 자동차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이다. 캐피탈 업계의 경우 이 같은 현상이 이미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캐피탈 업계의 지난 2001년 할부금융 취급실적(12조8,365억원) 중 자동차 실적은 지난해와 비슷한 82.6%였다.
문제는 리스사. 리스사의 경우 지난 2001년 자동차 실적이 전체의 10.4% 수준에 그쳤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 지난해 60%를 돌파했다. 리스사의 자동차 편중현상이 심화된 것은 경기침체로 설비대여 수요가 줄어든데다, 실물담보를 잡을 수 있어 여신회수가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리스회사들의 자동차 편중현상 심화는 경기 위축에 따른 건설경기 침체 등 외부적인 요인이 크다”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불투명한 미래시장 보다는 확실한 담보를 추구하는 경향이 짙어졌다”고 설명했다.
시장전문가들은 리스크 관리를 어렵게 만드는 자동차 편중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 정비와 더불어 업계 스스로 사업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여신협회 한 관계자는 “신용대출 등 부대업무가 본업무인 할부ㆍ리스 업무의 비중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한 소위 ‘50% 룰’을 완화해야 한다”며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은 점차 레드오션화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경쟁은 치열해지고 수익성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