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민주 정치 금도 넘은 막말 파문 확산

장하나 대선불복 이어 양승조 최고위원 "朴, 선친 전철 밟을 수도"<br>김한길 대표, 與 사과 요구 거부

민주당 의원들의 정치적 금도를 넘어서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장하나 민주당 의원이 8일 개인 성명을 통해 대선 불복을 선언한 데 이어 양승조(사진) 민주당 최고위원은 9일 박근혜 대통령의 가족사까지 들먹이는 발언을 해 정치적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정권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종교인을 넘어 학생과 노동자·언론인 등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양 위원은 이어 "7일에는 '관권부정선거 공약파기 민생파탄 공안탄압 박근혜 정권 규탄 시국회의'에서 각 단체가 박 대통령 퇴진하라는 구호까지 외치는 등 대한민국이 총체적 난국"이라며 "이는 민주당이 그간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못 막는 상황을 수없이 경고했는데 대통령이 이를 무시해서다"라고 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그는 결국 "박정희 전 대통령은 '중정(중앙정보부)'이라는 무기로 공안통치와 유신통치를 했지만 자신이 만든 무기에 의해 암살당하는 비극적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박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교훈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는데 국정원을 무기로 신(新) 공안통치와 신(新) 유신통치로 박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고를 새겨들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양 최고위원은 특히 "총체적 난국을 풀 사람은 박 대통령뿐이며 오만과 독선을 벗어던지고 국민 곁으로 돌아오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양 최고위원의 이날 발언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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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는 전날 장 의원의 돌출 성명을 애써 외면하며 선 긋기에 나선 후 곧바로 터진 양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숨을 죽인 채 여론의 향방만을 보았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집중 공세를 펼치자 역공을 취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이 벌떼같이 달려들어 비난을 가하고 있다"며 "장 의원의 발언을 볼모로 정쟁을 획책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반격을 시작했다.

박 대변인은 "왜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에 들보만 보려 하는가'라고 묻고 싶다"며 "새누리당은 당선무효소송·선거무효소송을 제기했고 탄핵까지 추진했다가 국민 앞에 석고대죄까지 했다. 대선 불복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공세적 입장을 취했지만 당 내부에서는 장 의원의 발언에 동의하는 강경파 의원들과 이를 질책하는 의원들이 나뉘며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전날 장 의원의 발언에 대해 트위터를 통해 "장 의원의 개인 입장이 이에 부합, 배치되는지는 국민이 판단할 일이다. 그의 말할 권리조차 폭력적으로 단죄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두둔했다.

이석현 의원 역시 전날 개인 트위터에서 "장 의원 성명에, 선 긋기에서 나아가 징계하자는 민주당원이 있다면 그가 바로 징계받아야 할 사람"이라며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나랏일에 자신의 소신을 말 못한다면 그게 민주국가인가! 지금이 역적죄로 3족을 멸하던 왕조시대인가"라고 장 의원을 지지했다.

한편 장하나 민주당 의원은 전날 e메일을 통해 18대 대선에 대한 불복을 선언하고 박 대통령의 사퇴와 내년 6·4 지방선서에서 대통령 보궐 선거를 치르자고 주장해 파장이 일었다.


김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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