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계속되고 있다. 올 들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 심리가 커졌다가 악화된 지표 등장에 다시 수그러드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다시 말해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가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도 그랬듯이 이런 어려운 분위기 속에서도 소비자들이 몰리는 상품은 항상 존재한다.
올 상반기도 마찬가지였다. 유통업체들이 반값 할인, '1+1 할인'을 사실상 매일 실시할 정도로 사람들의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풀기 위해 갖은 애를 쓸 정도로 제조, 유통업계 모두에게 어려운 시기였다. 하지만 일부 상품들은 이 같은 프로모션의 힘 없이도 소비자들의 수요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바로 '어려워도 내게 필요한 건 꼭 산다'는 가치소비 트렌드에 부합한 상품들이다.
최근 소비시장의 키워드는 '가치'다. 특히 뛰어난 IT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한국 소비자들은 세계 그 어떤 나라 사람들보다 정보력과 기동력이 앞선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소비자들은 한결 '스마트'해졌다. 이들은 불황이라고 무조건 싸거나 양이 많은 상품을 구입하지 않는다. 대신 원하는 상품이 있으면 꼼꼼한 비교 분석을 거친 후 구입을 한다.
이 같은 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올 상반기 '서경베스트히트상품'으로 꼽힌 대표적인 상품이 바로 삼성전자의 냉장고'지펠 푸드쇼케이스 FS9000'다. 프리미엄급 상품이지만 세련된 디자인과 뛰어난 기능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은 덕분에 딸과 엄마가 모두 사고 싶어하는 생활가전으로 자리잡았다. LG전자의 '디오스V9100'냉장고 역시 마찬가지다. 디자인과 주기능은 물론 세세한 부가 기능까지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장착한 결과 출시 이래 흔들림없는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스마트 기능과 디자인을 동시에 추구한 상품이 히트상품으로 꼽히기는 자동차업계도 마찬가지다. 현대차의 '맥스크루즈'와 기아자동차의 '2013카렌스'는 특히 색상에서 미세 기능까지 모두 따지고 분석하는 젊은 층에게 합격점을 받아 히트에 성공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2'역시 똑똑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상품이다.
식품ㆍ생활용품업계에서도 불황을 이겨낸 히트상품은 있었다. 본아이에프의 '본도시락'은 여성의 사회 진출과 1ㆍ2인 가구 증가라는 트렌드를 잡아 가맹사업 1년 만에 100호점을 여는 기염을 토했다. 또 동서식품의 카누는 원두커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소비자 성향을 제품으로 끌어들여 지난 한 해 동안에만 무려 2억개를 판매했다.
가격과 상관없이 히트를 친 상품은 호텔업계에도 있다. 바로 롯데호텔제주와 서울웨스틴조선호텔이다. 이들은 일본인 관광객 감소 등 어려워진 대외 여건 속에서도 고품격 서비스와 부대시설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어냈다.
건강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트렌드를 읽어 히트 상품으로 거듭난 상품도 있다. 비타민하우스의'엔초비 오메가-3'는 세계적인 청정지역으로 꼽히는 캐나다에서 생산된 주원료를 사용했고, 섭취가 번거롭지 않아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CJ제일제당의'이너비 리액티브 콜라겐'도 휴대와 음용이 간편해 히트를 쳤다.
화장품 중에서는 기능과 디자인, 편의성이라는 3박자를 모두 갖춘 상품이 인기를 누렸다. LG생활건강의 이자녹스 'X2D2 CC선블록'은 자외선 차단에 미백, 보습, 주름개선까지 잡은 덕분에 CC시장의 사실상 기준이 됐다. 심지어 수많은 미투 제품을 양산해내기도 했다.
SK브로드밴드의 'B인터넷'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12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에서 매우 우수함을 의미하는 S등급을 받은 한편 올해도 한국생산성본부의 국가고객만족도(NCSI) 조사에서 초고속인터넷ㆍ인터넷TV(IPTV)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이를 바탕으로 이 회사는 가입자 중심의 다양한 서비스로 브랜드 충성도를 높여나가며 히트 상품 신화를 써내려 가고 있다.
세계 최고의 리클라이너 브랜드인 레이지보이는 최근 웰빙 열풍에 힘입어 국내에서 리클라이너 부분에서 인기 몰이 중이다. 특히 최근 출시된 파워 리클라이너는 벌써부터 폭발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 수동 제품에 비해 더욱 다양한 각도로 조절이 가능하고 다른 회사 제품에 비해 작동이 2배 이상 단축된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