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탈리아 총리 또 바뀌나

연정 핵심 민주당 사퇴 압박

레타 총리 교체 가능성 커져


정정불안이 반복되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또다시 총리 교체 가능성이 커졌다.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중도좌파 민주당(PD)을 이끌고 있는 마테오 렌치(39) 피렌체 시장이 엔리코 레타(사진) 현 총리의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BBC,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유럽권 매체들에 따르면 이탈리아 연립정권의 핵심 정당인 PD 지도부 140명은 13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어 현 정부에 대한 지지 여부를 논의한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이 회의가 레타 총리의 거취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렌치 당수는 앞서 12일 로마의 총리궁(팔라초 키지)을 찾아 레타 총리와 한 시간가량 회동했다. 이 회동 후 레타 총리는 “누구든 내 자리를 원한다면 먼저 집권 후 청사진부터 제시해보라”며 사퇴 압박에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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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PD 당서기로 선출된 렌치 시장은 젊은 혁신가 이미지를 내세워 경기침체에 인기가 크게 떨어진 레타 총리를 압박하고 있다. 기술관료 출신인 레타 총리는 지난해 2월 총선 후 어떤 정당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정치적 혼란을 타개하기 위해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에 의해 임명돼 PD와 우파 자유국민당(PDL)을 중심으로 한 좌우 대연정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PDL 당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세금 포탈 등의 혐의로 상원 의원직을 상실하자 PDL이 연정에서 탈퇴하면서 이탈리아 정부는 현재 PD와 신PDL(PDL 잔존 세력) 및 ‘시민의 선택’당 등 군소정당 연립체로 간신히 유지되는 실정이다. PDL은 ‘포르차 이탈리아’당으로 재창당했다.

 집권 후 10개월 가까이 연정 붕괴를 막는 데 매달리면서 레타 총리는 경제개혁에는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는 2차 세계대전 이래 가장 극심한 침체에 빠진 상태다. 외신들에 따르면 경제규모는 지난 2007년 이후 9% 축소됐고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33%에 달한다. 청년 실업률도 40%를 넘어섰다.

레타 총리가 실각하더라도 렌치 시장이 바로 총리직을 차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지 매체 라스탐파가 12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 선거 없이 렌치가 집권해도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14%에 그쳤다. 렌치 시장은 복잡한 현행 선거법을 개정한 뒤 조기 총선을 실시하자는 입장이지만 의회 군소정당들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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