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아 계열사 단협 개정 수용 해설

◎채권은행단 획기적 지원 겨냥한 고육책/노조 “3자 인수땐 무효”주장에 귀추 주목아시아자동차, 기아자판, 기아중공업, 기아정기, 기아모텍 등 기아그룹 주요계열사 노조가 단체협약수정을 받아들이고 3년간 무분규를 공식선언한 것은 개정불가 입장을 고수할 경우 30일로 예정된 채권은행단회의에서 획기적인 기아지원책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회사는 살려놓고 보자는 얘기다. 그러나 기아그룹의 핵심계열사인 기아자동차 노조가 단체협약 수정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채권은행단이 30일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지 주목된다. ▲인사위원회 노사동수 구성 ▲경영진의 생산직에 대한 인사고과권 행사 불가 ▲생산직 전환배치시 노조동의권 행사 등 기아자동차를 포함한 기아그룹 계열사의 진보적인 단체협약내용은 그동안 정부와 채권은행단에 눈에 가시처럼 비춰져왔다. 지난 28일 기아그룹대책차원에서 열린 강경식재정경제원장관과 은행장들의 오찬에서도 회의시작 초기에는 우호적인 기아그룹 대책이 나왔으나 기아자동차 노조가 단체협약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정보가 들어오자 분위기가 갑자기 경색됐다는 것이 한 참석자의 전언이다. 특히 채권은행단의 경우 지원의 최대전제조건으로 단체협약개정과 함께 현 경영진퇴진문제를 집중 내세우고 있어 기아는 현 경영진의 전면퇴진과 단체협약 개정중 하나라도 가시적인 자구노력 자세를 보여줘야할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기아로서는 30일 채권은행단이 약속한 1천6백억원의 긴급자원이 없으면 회사회생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채권은행단이 집중요구하고 있는 단체협약개정을 성사시키지 못할 경우 이같은 긴급자금지원은 어려울 것이라는게 기아 경영진의 판단이었다. 기아는 일단 대부분의 계열사 노조가 단체협약 개정과 3년간 무분규 등을 약속해옴에 따라 일단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이에따라 채권은행단에 제출할 최종자구계획서에 노조의 단체협약개정과 기산, 기아특수강 등 계열사 및 불요불급한 부동산 매각 등을 포함시켜 제출키로 했다. 반면 아시아자동차와 중공업, 정보시스템 등 자동차관련 기업은 매각하지 않기로 최종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노조는 그러나 단체협약 개정 등에는 동의해왔지만 제3자인수를 추진할 경우 이를 무효화한다는 전제를 달아놓고 있고 그룹내 최대주력계열사인 기아자동차도 이를 공식선언하는데 난색을 표하고 있어 채권은행단이 이같은 회사와 노조의 자구계획에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주목된다. 기아호의 운명결정권은 일단 채권은행단으로 돌아갔다.<정승량 기자> ◎인터뷰/기아자 노조위원장 이재승씨/“제3자 인수 방어차원 「개정」 공식화는 불가/정상화 될때까지 10년이든 무분규 지킬것” 『전노조원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힘을 합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행 단체협약을 개정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구사운동이 아니라 자살운동입니다. 특히 제3자 인수에 대비해 노조가 갖고 있어야 할 유일한 방어장치입니다.』 채권은행단과 단체협약수정문제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해온 이재승 기아자동차노조위원장은 타계열사와 달리 단체협약 수정을 공식적으로 약속할 수 없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채권은행단은 노조의 단체협약 수정을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왜 단체협약 수정을 받아들이지 않는가. ▲노조는 이미 지난 21일 대의원총회를 통해 경영활동에 장애가 되는 단체협약 적용을 회사가 정상화될때까지 유보시키기로 의견을 결집해놓은 상태고 실제로 그렇게 행동을 해왔다. 선언만 안했을 뿐이지 채권은행단의 노조에 대한 요구를 모두 받아들인 것이다. 특히 제3자 인수를 추진할 경우에 대비한 노조의 마지막 방어장치이기 때문이다. 3년간 무교섭·무분규 선언 유보문제도 3년이든 10년이든 회사가 정상화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아자동차가 그룹 주력계열사인 만큼 30일로 예정된 채권은행단의 반발이 클 것으로 전망하는 관계자들이 많다. ▲노조의 자구계획을 채권은행단이 설명할 기회만 준다면 언제든지 만나 설명하겠다. 회사가 어려운데 파업하고 무리한 요구를 할 노조는 없다. 우리 노조원들은 회사가 노조원의 전환배치를 추진하면 반발없이 움직일 자세가 돼 있다. ­채권은행단이 기아 지원에 소극적이거나 제3자 인수를 추진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회사가 어려워지자 노조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1천만원씩 갹출하는 회사는 전세계 어디에서도 전례를 찾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하고 있고 1단계로 2백억원을 29일 회사측에 전달했다. 일단 채권은행단의 결정을 지켜보고 대응해나갈 계획이다. 민노총 등 민주노동단체와 연계해 투쟁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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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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