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호 주력 계열사 날개 펴나

아시아나 자율협약 졸업 계기로 그룹 정상화 절차 수순

워크아웃 졸업 유력해지면 주가도 상승곡선 가능성 커

산업·타이어 기업가치 올라

매출증가 등 실적개선도 호재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자율협약 졸업을 계기로 그룹 정상화 절차를 밟고 있는 금호산업(002990)·금호타이어(073240) 등 그룹 주력 계열사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통상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에 돌입했던 기업이 사업 성장과 재무구조 개선 등에 힘입어 워크아웃 졸업이 유력해지면 주가 역시 상승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말 유동성 위기로 워크아웃에 돌입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주가는 곤두박질치며 투자자의 관심에서 멀어졌지만 최근 들어 거래량과 주가 모두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채권단이 워크아웃 졸업을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회사 재무구조가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들 계열사에 투자할 경우 각 회사의 실적과 사업 전망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면서 그룹 전체 구조조정의 향배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룹 구조조정의 특성상 각 계열사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만큼 투자전략도 종합적으로 짜야 한다는 얘기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금호그룹의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5년 만에 자율협약 종료 결정을 내리자 현재 워크아웃 종료를 논의 중인 다른 계열사의 향배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호그룹 계열사는 대우건설을 무리하게 인수하는 과정에서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고 2009년 12월 말 채권단 관리 체제에 돌입했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자율협약으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이들 계열사는 사실상 지주 역할을 하는 금호산업을 축으로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그룹 구조조정에 따라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단 채권단의 분위기나 시장의 분위기는 금호그룹이 2009년 당시 위기에서는 상당 부분 벗어났다고 보고 있다. 실제 기업가치를 보여주는 주가는 5년 전 수준을 회복하고 이미 넘어선 상태다.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의 경우 2009년 12월 주가가 8,330원까지 떨어졌지만 이날 기준 1만5,750원으로 90% 가까이 상승했다. 금호타이어도 같은 기간 3,645원에서 1만850원으로 197%나 올랐다. 주가만 놓고 보면 이미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데 이어 기업가치가 더 상승했다는 얘기다.


앞으로 투자 전망도 그리 어둡지 않다. 그룹 주력인 금호산업은 3·4분기 누적매출액이 1조1,2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고 순익은 62.1% 증가했다. 회사를 짓눌렀던 부채비율도 3,805%에서 501%로 3,000% 포인트가량 줄였다. 금융투자업계의 관계자는 "금호산업은 박삼구 회장이 채권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그룹의 지주회사 격"이라면서 "채권단 지분에 대해 우선매수권이 있는 박 회장이 지분인수에 필요한 자금조달에 성공할 경우 워크아웃 졸업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뒤집어 얘기하면 박 회장의 인수자금 조달 여부에 따라 회사 주가가 부침을 겪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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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의 경우 금호그룹 계열사 가운데 수익성 회복이 가장 눈에 띄는 곳이다. 이달 18~20일 워크아웃 졸업이 결론 나는 금호타이어는 최근 고무값 등 원재료 인하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남경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타이어 3사 중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수혜가 가장 크고 적정 이익 확보에 따른 이자비용 하락으로 주당 순이익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낮은 중국공장의 가동률과 워크아웃 졸업을 앞두고 불거진 노사관계 악화 문제는 주가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자율협약을 졸업한 아시아나항공은 내년까지 투자 비중을 늘려도 좋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하락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내년에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의 인수 주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기업가치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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