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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사이다-공간이동 자판기편' 스타처럼 환호 받는 경험 제공
얼음 깨고 재킷 가져가기 이벤트… '노스페이스 북극한파'도 화제
온라인 조회수 수백만건 기록하며 고객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효과
브랜드 인지도·충성도 크게 높여
# 어느 건물 안에 독특한 모양의 자판기가 놓여있다. 한 청년은 늘 보던 모습과는 다른 자판기를 이리저리 둘러보다 푸른 별 모양의 버튼을 힘껏 눌러본다. 그 순간, 자판기와 함께 그가 서 있는 공간이 갑자기 꿈틀대며 아래로 이동한다. 그렇게 그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공간으로 옮겨지고, 그곳에 모여있던 수많은 군중 앞에서 열렬한 환호를 받는다. 일반인이 순식간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가 된 것이다. 생각지 못했던 광경에 놀랐지만 그는 곧 레드카펫을 밟은 유명배우처럼 포즈를 취하고, 함께 게임을 즐긴다. 영상의 맨 마지막에는 '푸르고 맑게 빛나는' 이 청춘들의 갈증을 해소해주는 롯데칠성 사이다가 등장해, 뭇 청춘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들어진 광고라는 점을 알린다.
소비자 참여에 기반한 광고가 소셜네트워크(SNS)의 발전과 어우러져 광고업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공간이동 자판기편'처럼 소비자가 광고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이를 유투브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통해 공유하는 '소셜무비'는 인터넷과 모바일에서 진검승부를 펼치는 여러 마케팅 수단 가운데서도 선호도가 대단히 높다. 브랜드 인지도와 고객 충성도를 확실히 높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소셜무비가 다른 광고보다 효과가 높은 이유는 간단하다. 광고주가 브랜드에 대한 메시지를 불특정 다수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기존 형식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의식이 뚜렷하고 '우리'보다 '나'를 중시하는 젊은 층의 반응이 뜨겁다. 다만 영상을 클릭하는 소비자와 촘촘하게 연결된 SNS망이 없다면 존재가 무의미해지고 순식간에 널리 퍼지는 '파괴력'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완벽하게 '소셜'에 의지하고 있는 분야라 할 수 있다.
칠성사이다의 경우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5일간 진행된 이벤트의 처음과 끝을 담아냈고, 영상에 등장하는 시민들이 보여준 솔직한 반응과 청춘을 위로한다는 메시지에 힘입어 공개 한 달 만에 조회수가 240만회를 훌쩍 넘겼다. '국민음료'에 젊고 생기발랄한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더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친숙한 제품 이미지에 젊음을 추가하고자 '맑고 깨끗한 청춘은 별'이라는 주제로 이번 공간이동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며 "올 1~4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8% 가까이 매출이 늘어 젊은 층을 공략하는 마케팅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제작된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의 '북극한파' 광고도 소셜무비의 형식을 띠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다운재킷을 입어보기 위해 탈의실에 들어간 고객을 대상으로 체험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영상은 탈의실과 연결된 특수 공간에서 제한된 시간 안에 얼음을 깨 얼음 속 다운재킷을 얻고, 친구들과 함께 눈 뭉치를 만들어 선물이 들어있는 박을 깨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으며 '추위에도 끄덕 없다'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화제를 모았다. 조회수는 약 200만 번. 시민들이 환호하며 받아간 다운재킷은 그해 물량이 완전히 동 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지난 3월부터 제주항공이 모델 이민호를 내세워 진행한 '마이 히로인' 캠페인 영상도 철저히 소셜무비기법을 취했다. 참여자가 사진을 등록하면 이민호와 함께 광고를 찍는 상대배역으로 선택되는 이 영상은 4월 20일까지 4만9,000여명이 제작에 참여했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이 기간에 캠페인 홈페이지에 들른 횟수도 104만회에 달했다.
몰래카메라와 같은 실험을 시도하지는 않았지만 페이스북 등을 통해 친구들과 콘텐츠를 공유하는 젊은 층의 특성을 고려한 빈폴아웃도어의 '바람바람바람' 편도 잘 나가는 소셜무비로 꼽힌다. 오로지 유투브를 통해서만 공개된 이 뮤직드라마 형식의 영상은 김수현과 수지가 등장한 본편과 정형돈, 대준이 등장하는 패러디편까지 SNS에서 총 1,470만회라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여러 편의 소셜무비를 제작한 디지털 광고제작사 이노레드의 박현우 대표는 "브랜드가 하고 싶은 말을 일방적으로 전하는 광고의 시대는 끝났다"며 "광고 역시 나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는 것이 핵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타가 아니라 나와 비슷한 평범한 사람들이 참여해 주인공이 되는 내용을 담은 영상은 마음속에 있는 판타지를 실현해주는 창구가 될 수 있다"며 "소셜무비는 제품의 실제 소비자와 끊임없이 소통한다는 점에서 브랜드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수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