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사상 최악 여초·고령사회 진입, 손 놓고 있을 텐가

노인들로 가득한 시골 마을에 미래가 있을까. 아이의 울음소리는 끊기고 장례만 연달아 치르는 끝은 소멸이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딱 이렇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내년에 여성 인구가 남성 인구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에서 남녀 인구 역전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60년 이후 54년 만에 처음이다. 여초(女超)는 그 자체로만 본다면 반길 일이다. 여초 현상이 장기 지속적인 평화와 남녀 평등사상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시절도 있었으니까.


문제는 내용이 최악이라는 점이다. 아직도 출생성비(여아 100명당 남아)가 105.3으로 여전히 남아가 많이 태어나는데도 인구 성비가 역전되기 직전이라는 사실은 대한민국 전체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한국 여성의 평균 기대수명이 84.6세로 남자(78세)보다 높기에 출산율이 크게 오르지 않는 한 여성 노인 인구비율은 빠르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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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하듯이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다. 그렇다면 미래는 뻔하다. 2000년 고령화사회(65세 인구비중 7% 이상)에 진입한 지 불과 17년 만인 2017년 고령사회(14% 이상)로 변하고 2026년이면 초고령사회(20% 이상)를 피할 수 없다. 서구 산업국가들이 80~130년 걸린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에 26년밖에 안 걸린다는 점은 급속한 산업화처럼 급속한 붕괴가 불가피하다는 얘기에 다름 아니다. 고령화와 1인 가구의 증가는 양극화도 심화시킨다.

문제와 해답은 같은 곳에 있다. 무엇보다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정부는 그동안 뭘 했나. 2005년에 설치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대통령들은 몇 번이나 참석했는가. 젊은이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통치권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 여성 인력 개발 극대화와 함께 감사한 마음으로 이민을 받아들이는 자세도 요구된다. 통일도 고령사회 진입을 늦출 수 있는 기회다. 야당도 적극 협조해야 한다. 후손들은 우리를 '몽땅 날린 선대'로 기억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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