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취임 한달 앞둔 박재완 재정 잇단 쓴소리

"감세철회는 파울플레이" "썩은 사과 도려내야" 잇단 쓴소리


지난 28일 오후10시30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아파트촌. 박재완(사진) 기획재정부 장관이 피곤한 얼굴로 자택 앞에 선 소형 승용차에서 내려섰다.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그는 귀가가 꽤 늦었다는 인사말에 그는 "오늘은 조금 일찍 온 편"이라고 말했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일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2일 취임한 박 장관은 요즘 눈코 뜰 새가 없다. 업무현황 파악하기도 바쁜 판에 이달 말까지 하반기 경제운영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다음달부터는 새해 예산안 마련 작업이 본격화한다. 국회에서는 여당이 정부의 핵심정책인 감세기조에 대해 퇴짜를 놓으려는 판. 조직 내부조차 일부 전직 간부 등의 비리혐의까지 공론화돼 그야말로 박 장관은 내우외환을 맞이 했다. 그래서 일까. 부드러운 조율사로 통하던 박 장관이 뚝심의 '군기반장'으로 변하고 있다. 그는 28일 자택 앞에서도 기자와 만나 "(여권 등이) 감세정책을 철회하는 것은 파울플레이"라며 "파울플레이를 해서야 되겠느냐"고 쓴소리를 했다. 박 장관은 최근 한 간부 회의에서도 "썩은 사과는 도려내야 한다"며 강한 질타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이어 "정의의 반대말이 불의가 아니라 의리로 비쳐지고 있다"며 공무원들의 제 식구 감싸기를 비판하기도 했다 박 장관의 고언은 29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최근 방송 등을 통해 유류세, 관세 인하를 언급한 것을 겨냥한 듯 "국민들에게 혼선으로 비쳐지지 않도록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재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전임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다른 주요 부처 장관들보다 연배가 높아 자연스럽게 위계가 잡혀 일부 장관은 경제정책조정회의에 100% 출석하는 '기록'을 내기도 했다"며 "상대적으로 젊은 박 장관은 위계보다는 '바른말'로 정부정책의 중심 역할을 하려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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