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까지만해도 『자동차 경영을 맡겨주면 백의종군하여 경영을 정상화시킨뒤 물러나겠다』던 金회장이 마지막 꿈을 실현시키지 못하고 조기 퇴진한 배경에는 정부와 채권단의 직간접적인 압력과 실패한 경영진을 퇴진해야 한다는 여론의 압박이 작용, 시기가 늦기전에 명예로운 퇴진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金회장과 12개 계열사 최고 경영진이 사퇴를 함으로써 대우 처리는 채권단의 주도로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金회장의 퇴진은 김우중신화의 폐막이다. 우리 경제사의 한 페이지가 접히는 의미도 담겨 있다. 그의 공과는 현실적으로 엇갈리고 있다. 이 시점에서 실패한 경영인으로 평가되는 현실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엄청난 부채와 부실이 빚은 대우사태와 금융시장불안은 그의 명예위에 무거운 짐으로 지워지게 됐다. 또 과다 차입경영, 문어발 확장, 1인지배 체제와 같은 한국 재벌의 고질적인 병폐가 결과한 실패가 새로운 밀레니엄을 향한 교훈을 던지고 있다.
그러나 대우 신화를 만든 그의 모험과 도전의 경영철학은 마땅히 높이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단돈 500만원으로 세운 대우실업을 32년만에 재계 순위 2위의 대기업으로 키운 성공 스토리는 한국경제 성장의 축소판이라 할만하다.
수출과 장사에는 귀재이나 제조업엔 약하다는 평이 따르고 무모한 확장, 1인 체제에 대한 비판이 없지않았으나 세계를 무대로한 경영철학과 수출만이 살길이라며 1년의 3분의2를 해외로 뛰어온 열정과 수완은 김우중신화를 창조했고 샐러리맨의 영웅으로 칭송되기도 했다.
그에게 따라붙는 세계경영의 전도사, 영원한 청년기업인, 금융의 달인, 세일스의 귀재, 워크홀릭(일 중독자)같은 다양한 수식어가 성공과 실패의 궤적을 잘 설명해 준다.
이제 김우중신화는 어쩔 수 없이 역사속으로 묻히게 되었다. 대우가 조속히 정상화를 되찾아 대우 속에 그의 긍정적인 명성이 살아 숨쉬게 되기를 바란다. 더불어 대우사태를 계기로 새로운 기업 소유와 지배구조의 틀과 제도가 마련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