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4G) 이동통신 사업에 필요한 주파수 경매가 29일 마무리됨에 따라 앞으로 통신업체들의 LTE(롱텀에볼루션) 대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4G LTE 서비스를 위한 기본 인프라 확보가 끝난 만큼 서비스와 마케팅 등 세부 전략으로 경쟁사와 차별화한다는 구상이다. 2.1㎓에 단독 입찰해 일찌감치 경쟁사들을 제친 LG유플러스와는 달리 마지막까지 1.8㎓를 놓고 피 말리는 접전을 펼친 SK텔레콤과 KT는 숨돌릴 틈도 없이 LTE 전략 수립에 들어갔다. ◇SK텔레콤, 1위 사업자 전략 고수할 듯=SK텔레콤은 이번 주파수 경매를 통해 황금 주파수로 불리는 1.8㎓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1.8㎓ 주파수는 LG유플러스가 확보한 2.1㎓ 만큼이나 통신 사업자들이 원했던 주파수다. 전 세계 통신사업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글로벌 LTE 생태계의 주류 주파수 대역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1.8㎓를 사용하면 통신 장비 및 칩셋 활용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에 저주파 대역인 800㎒만 보유하고 있던 SK텔레콤의 입장에서는 이번 1.8㎓ 확보에 매달릴 수 밖에 없었다. 2.1㎓를 LG유플러스가 가져간 상황에서 KT가 1.8㎓를 추가 확보할 경우 LTE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었다. SK텔레콤은 새로 확보한 1.8㎓를 LTE의 메인 주파수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800㎒의 경우 아직 2G서비스 가입자가 800만명이 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종료하기 어렵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G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서비스 종료 계획이 없다"밝혔다. 한 통신담당 애널리스트는"SK텔레콤이 1.8㎓를 확보함으로써 1위 사업자로서의 기존 전략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며 "반면 KT의 경우 경쟁사 대비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4G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앞두고 이번 경매 결과가 SK텔레콤에게는 안도의 숨을, KT에게는 아쉬움으로 남을 수 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KT, LTE 전략 수정 불가피=KT는 이번에 1.8GHz 추가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보다 강력한 LTE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지가 줄었다. KT가 1.8GHz를 LTE용 주파수로 점 찍은 이유는 이미 1.8GHz 주파수 20MHz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800MHz와 1.8GHz처럼 따로 떨어져 있는 주파수들을 서비스에 이용하기보다는 한 주파수에서만 LTE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이 속도 면에서 유리하다. 게다가 KT가 낙찰 받은 800MHz 주파수는 폭이 10MHz로 좁다. 여기에 2세대(2G) 이동통신 서비스 종료도 골칫거리다. KT는 올해 초부터 6월에 2G 서비스를 끝내고 11월께 LTE 시대를 연다는 계획이었지만 2G 가입자 수가 예상만큼 줄지 않아 서비스 종료 시점을 계속 늦춰왔다. 이석채 KT 회장이 이날 재차'9월 말 종료'를 강조했지만 KT의 2G 가입자 수는 아직 30만여명에 달한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2G 서비스 종료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LTE 서비스 개시가 더욱 늦춰질 수도 있다. 다만 이 같은 난관들은 단기적인 장애물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KT는 이번에 1.8GHz는 놓쳤지만 800㎒를 확보함에 따라 LTE용 주파수로 총 50MHz를 갖게 됐다. 이는 각각 40MHz씩 갖고 있는 SK텔레콤ㆍLG유플러스보다 장기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의미다. KT의 한 관계자는"3G 시대에는 스마트폰 트래픽 급증으로 가입자들의 불만을 샀지만 LTE 시대에는 좀더 여유 있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2년 정도 후면 주파수 대역이 따로 떨어져있어도 붙어있는 것처럼 속도를 낼 수 있게 해주는 기술도 상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