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마음의 경제학/박훤구 한국노동연구원장(로터리)

최근 우리 경제의 위기 상황에 대한 요인분석이 많이 제시되고 있기는 하지만 특히 걱정되는 것은 요즘들어 우리의 경제하려는 마음자세가 크게 흐트러져 있다는 점이다. 한보와 삼미 부도로 경제가 어수선한 가운데 정치권이 혼미하다 보니 국가의 지도력이 상실된 분위기이고 이러한 무기력증이 나라 전체에 확산되어 우리 경제를 다시 일으키는데 반드시 필요한 경제하려는 마음과 의욕이 상실되고 있다.우리 경제가 지난 40년의 개발과정에서 저력있게 지금까지 뻗어올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여러가지 정책적 뒷받침도 중요했으나 무엇보다 우리 국민의 경제를 일으키려는 마음가짐 때문이었다. 조선소 설계도면만 들고 다니며 대형 유조선을 수주했던 우리 기업인들의 의욕이나, 백억달러의 수출목표를 달성키 위해 밤낮없이 뛰어다니던 20년 전 우리 공무원들의 의욕이나, 궂은 일 마다 않고 불철주야 작업에 임했던 우리 근로자들의 의욕이 이제 우리 경제 전반에서 사라져가는 것은 우리 경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이 마당에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국민들의 헝그리 정신이 감퇴되고 있다는 것은 물론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90년대 들어 선진국에서 한국경제를 평하면서 우리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느니, 한국경제가 내실을 다지지 못하고 허세를 부린다느니 하는 얘기도 많이 있었으며 보다 이론적인 접근으로 MIT의 쿠르그먼 교수 등이 주장하는 「동아시아 경제권 고성장 신화의 종언」을 우리는 익히 듣고 있다. 그러나 올해들어 이어지는 정치·경제상황과 겹쳐 나타나는 우리 국민들의 무기력증 심화현상은 우리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정부에서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치유책을 보다 중기적인 시각에서 제시하기 위해서 3개년 종합계획을 작성하고 있으며 정치권에서도 여야 3당을 중심으로 경제대책협의회를 발족시켜 국민 전체의 경제마인드를 회복시키기 위한 정치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 우리의 관심사는 앞을 걱정하고 우리 경제를 다시 살리는 일보다는 청문회다 정치권의 검찰소환이다 하는 데 쏠려 있다. 더욱이 올해는 대선을 치르는 정치의 해이다 보니 이런 상황이 한해 내내 지속되지 않을까 걱정되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이 아닐 듯싶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우리 모두가 비관적인 마음을 떨쳐내고 경제하려는 마음을 다시 일으켜세워야 하겠다. 근거없는 낙관론도 위험하지만 지나친 비관론은 특히 우리 국민의 심성면에서 볼 때 더욱 위험한 일이다. 수년 전 우리가 본 스타워즈라는 영화에 나오는 『아직 하늘은 우리 편이다(The force is still with us)』는 문구를 최근 한 외국잡지에서 보았다. 우리 모두 굳은 믿음을 가지고 다시 경제하려는 마음을 일으켜보자.

관련기사



박훤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