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70돌 아모레-한국의 미를 세계에 심다] <하> 명품 콧대 누른 K뷰티 리더

中선 국민브랜드… 泰선 왕실 제품… 글로벌뷰티 명가로 우뚝

싱가포르 쇼핑 중심가선 유럽 고급제품들과 격전

佛 대표향수 '아닉구딸' 인수 브랜드 역량 확대도

글로벌 매출 매년 급성장 … 올 8,000억 고지 눈앞

중국 상하이 팍슨백화점 내 마몽드 화이하이루 매장에서 직원이 고객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왼쪽) 태국 센트럴에 위치한 설화수 라파라오 매장에서 손님이 화장품에 대해 상담받고 있다.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중국 상하이 팍슨백화점 내 마몽드 화이하이루 매장에서 직원이 고객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왼쪽) 태국 센트럴에 위치한 설화수 라파라오 매장에서 손님이 화장품에 대해 상담받고 있다.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지난 22일 싱가포르에서 가장 번화한 쇼핑 거리인 오차드로드. 아이온몰, 위즈마 아스트리아, 탕스, 이세탄 등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이 밀집해 있는 이곳은 현지인은 물론 관광객에도 필수 방문코스, 글로벌 패션·뷰티 브랜드들이 총 집결해 있다. 국내 뷰티업계의 선두주자인 아모레퍼시픽 역시 마찬가지. 이곳에라네즈, 설화수,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등 주력 브랜드 매장을 대거 열고 글로벌 업체들과 격전을 벌이고 있다. 아이온몰 라네즈 매장에서 만난 중국인 관광객 웨이씨는 "2년 전 한국을 방문했다가 라네즈를 알고부터 지금껏 쓰고 있다"며 "제일 마음에 드는 제품은 에센스로 유럽 고가 브랜드 못지 않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03년 이세탄백화점에 라네즈 1호점을 열면서 싱가포르 공략을 시작했다. 동남아시아의 교통 허브로 세계 각국의 관광객이 오가는 만큼 브랜드 홍보를 위한 전략적 요충지라고 판단했기 때문. 이어 2012년 9월 탕스 백화점에 설화수 현지 1호점을, 2013년 11월엔 이니스프리 1호점도 오픈했다.

'K뷰티 리더' 아모레퍼시픽이 세계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서경배 회장이 제시한 '7개 기둥' 중 중국에 이은 2번째 기둥인 아세안의 대표국 싱가포르에서 활약처럼, 글로벌 미의 기준을 위한 아모레퍼시픽의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이를 증명하듯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매출은 매년 성장세다. 2011년 3,272억원인 글로벌 매출은 2012년 4,266억원에 이어 지난해 5,399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중국과 아세안에서 급성장한 덕분에 올 3분기까지 전년동기대비 40% 늘어난 5,784억원을 기록하며 이미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었다. 올해는 무려 8,000억원 고지를 눈앞에 뒀다. 2020년까지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5개 브랜드를 1조 매출의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가뿐히 이뤄낼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지난해 브랜드 중심의 조직 체계를 재정비해 본격적인 글로벌 공략의 채비를 갖춘 아모레퍼시픽은 고객 맞춤 브랜드 전략을 펼쳐 올해 역대 최대 성장률을 달성했다. 서 회장은 "가까운 미래에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한국 밖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 글로벌 매출 비중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10.7%, 12.3%, 13.8%, 16.4%로 높아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향후 7개 기둥을 전세계에 세운다는 전략에 따라 북미, 서유럽, 아세안, 대중화권, 일본 등 세계 5개 권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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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중국 선양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면서 시작한 중국 사업은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가장 큰 축이다. 현지법인과 함께 제일 먼저 진출한 마몽드는 중국 백화점에 입점,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해 270여개 도시에서 국민 브랜드가 됐다. 2002년 9월부터는 라네즈로 본토 공략의 칼을 빼들었고, 2011년 설화수로 고급 브랜드 입지를 굳힌 데 이어 합리적인 가격과 발빠른 트렌드를 반영한 이니스프리와 에뛰드를 앞세워 신뢰있는 고품질 브랜드로 자리를 굳혔다. 특히 지난 10월에는 중국 사업의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상하이 뷰티사업장'을 완공, 생산·연구·물류 통합 허브를 구축했다.

싱가포르에 이어 아세안 국가 중 K뷰티의 대표 거점은 태국. 2007년 첫 해외 진출국으로 태국을 선택한 에뛰드는 현지에서 '왕실에서 사용하는 메이크업 브랜드'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태국 공주가 쓰는 '디어 달링 틴트', 한국 연예인의 맑은 피부를 연출할 수 있다고 소문 난 '진주알 맑은 BB크림 올데이스트롱'은 스테디셀러가 됐다. 일본은 2011년 대지진 이후 나타난 럭셔리 시장 침체에 따라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해 려, 아이오페, 에뛰드 등 합리적인 가격대 위주 제품들로 공략하고 있다.

미주 사업은 고급 브랜드 아모레퍼시픽(2003년)과 설화수(2010년) 위주로 추진돼 지금은 명품 뷰피대명사인 '라프레리급'으로 통한다. 특히 올해 미국에서는 자타공인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라네즈의 행보가 독보적이다. 브래들리 호로위츠 미국법인장은 "미주 대형 유통 채널인 '타겟'이 뷰티제품 섹션 내 '프리미엄 스킨케어존'을 만들고 입점 브랜드를 검토하던 중 라네즈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입점시켰다"며 "3월부터 지금까지 벌써 750여개 매장에 들어가는 기염을 토했다"고 자랑했다.

뷰티산업의 메카인 프랑스에선 향수 사업에 집중하며 브랜드 파워를 확장 중이다. 레미 클레로 프랑스 법인장은 "프랑스는 스킨케어나 메이크업 제품보다 향수 수요가 높기 때문에 향수 브랜드를 내세운 뒤 서서히 아모레퍼시픽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이 2011년 인수한 프랑스 대표 고급 향수 '아닉구딸'은 현재 유럽 내 13개 단독숍 및 40개국 1,350여개 매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싱가포르=정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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