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수치와 허상

우리 생활속에는 수치로 표시하고 평가해야 하는 사항들이 많다.수치는 인간이 발명한 것중에서 가장 위대하고 편리한 수단의 하나일 것이다. 숫자가 없었으면 문명의 발달도 과학기술의 발전도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며 일상생활은 크게 불편했을 것이다. 이렇게 편리하게 그리고 가장 근접하게 상용되고 있는 수치는 실상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흔한 음식점의 고기 1인분은 그 무게에 따라 크게 다를 것이다. 가령 1인분 180G의 쇠고기 값이 14,000원인 것과 1인분 250G의 18,000원은 얼핏보아 전자가 싼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후자가 훨씬 싸다. (1G당 77.8원대 72원) 좀 비약적인 표현의 예로서 사람이 반쯤 사망한 상태를 수치로 표시한다면 그것은 2분의1 사망일 것이고 그것은 한편 2분의1 생존과 같은 것이다. 이경우 2분의1 사망=2분의1 생존으로 놓고 수학의 공식대로 2분의1 수치를 약분하면 사망=생존이라는 웃지못할 일이 벌어진다. 최근에 사설 파이낸스(FINANCE)회사들이 확정배당부 출자증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여 사금융업을 영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사설 파이낸스회사들은 연30% 내외의 배당을 약정하는 출자증권(주식)을 파는데 이들을 금융관련 법률에 의하여 감독을 받는 제도금융기관으로 오인하고 투자하는 국민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연 30% 확정배당이라는 허상의 수치뒤에 숨은 높은 위험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요즈음 관심의 대상중 하나는 간접투자 상품이다. 직접투자 보다는 안전하고 전문가가 법률의 규정에 따라 운용하며 감독기관의 감독을 받고 있는 상품이다. 가령 실적배당상품인 이들의 1개월간 투자수익률이 10%라고 할 때 이 상품의 연간 예상수익률이 120%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다. 주식이나 기타 운용상품의 시세가 변동하면 수익률은 달라질 것이며 환매할 때나 만기가 되어야 정확한 수익률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순진한 투자자에게 허상을 보이는 행위도 금지되어야 하겠지만 또 그에 현혹되지 않도록 투자자 또한 현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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