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STX 간 '산은 낙하산'은 뭐했나

주요 계열사 사외이사·감사 차지<br>유동성 위기에 비난 목소리 커

STX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출신 사외이사와 감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산은이라는 연결고리 때문에 과거 수년간 STX 측에서 보수를 받고 일하면서 회사가 이렇게 어려워질 때까지 무슨 일을 했느냐는 것이다.

STX그룹의 부실은 글로벌 경기침체의 탓이 크다. 산은 출신 사외이사와 감사가 개인능력에 따라 자리를 차지한 경우도 있지만 주채권은행과 기업과의 유착 부분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에 따르면 주요 STX그룹 계열사에 산은 출신 인사들이 사외이사와 감사 자리를 차지해왔다.

STX중공업의 경우 산은 출신인 허만준씨가 2008년부터 감사직을 수행했다. 그는 STX메탈 감사도 겸임했다. 산은에서 여수신부장을 지낸 박준수씨는 2010년부터 사외이사직을 맡아왔으며 올해 들어서는 산은에서 이사대우를 지낸 심상운씨가 사외이사에 올라 있다.

STX엔진도 산은에서 윤리준법실 내부통제관리역이었던 남국환씨가 2010년 감사에 임명됐고 검사부에서 검사역을 지낸 최동현씨는 지난해부터 사외이사를 하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산은에서 여신관리팀장을 한 이상옥씨가 2002년 전무로 이직해 임원을 했고 산은 부총재를 한 이윤우씨는 2010년 사외이사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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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서는 부행장을 한 정경채씨가 맡고 있다.

산은이 매입을 검토하고 있는 STX팬오션은 산은 출신인 한건석씨가 과거 사외이사를 했고 산은에서 부행장을 한 박병호씨는 2011년 STX에너지 부사장을 거쳐 올해부터 재무담당 부사장을 지내고 있다. 부총재를 한 김종배씨도 사외이사다. ㈜STX에도 은행에서 투자금융부문장을 한 이성근씨가 사외이사에 있었고 산은 이사 출신인 인호씨가 역시 사외이사로 있다.

산은은 STX그룹 여신만 3조8,959억원으로 채권단 중 가장 많다. STX로 건너간 사외이사들은 연간 수천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STX중공업은 지난해 사외이사들에게 평균 4,700만원, STX조선해양은 6,100만원을 제공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개개인별로 사연은 다르겠지만 결국 산은의 후광으로 주채권기업으로 옮겨간 사례가 많지 않겠느냐"며 "산은이 예전에는 STX에 낙하산으로 가다가 이제 와서는 지원작업에 발을 빼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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