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당선인은 이날 서울시내 안가(安家)에서 새누리당 경남 의원 11명과 오찬을 하며 현 청문회 제도와 관련해 이같이 밝히고 "이번 조각 때 (개선)하자는 것은 아니고 다음의 중간 개각에서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박 당선인은 "시대의 관행도 있었는데 40년 전의 일도 요즘 분위기로 재단하는 것 같다"면서 "많은 사람이 일도 하지 못하고 지난날의 일로 마음의 상처를 받을 수 있어 (공직 맡기를) 꺼린다. 그런 부분이 인사 검증에서 유의해야 할 사항이 아니냐"고 지적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가 "무단방뇨 기록도 있으면 안 될 것"이라는 농담을 던지자 박 당선인은 "그렇게 시시콜콜한 것까지 하게 되면 능력면은 다 들여다보기 어렵지 않겠느냐"면서 "처음부터 완전히 후보자를 지리멸렬하게 한 뒤 (인사청문회를) 통과시키면 그분이 국민적 신뢰나 존경을 얻을 수 있겠는가"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에 공개해 사전검증하는 방안에 대해 박 당선인은 "확정된 사람도 아닌데 언론에 알려지면 잘못하면 상처투성이가 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본인의 동의를 받아 검증하는 과정에서 알려지면 만신창이가 되고 그러지 않느냐"면서 "그렇기 때문에 능력 있는 사람이 안 하겠다고 사양하는 게 바람직하느냐.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이, 진짜 해야 할 사람이 못하면 결국 피해는 국민이 입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한편 박 당선인은 정부조직개편 중 논란이 되는 통상 기능의 산업자원부 이관에 대해서는 "평소 국회 외통위 활동을 하면서 필요성을 느껴왔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대학 부분을 교육부에 두고 산학 협력 부분은 미래창조과학부로 넘기는 정부조직개편 방안에 대해 산학 협력은 교수가 주도하는 것인 만큼 두 기능은 같이 두는 것이 맞다고 비판했다.
한편 박 당선인은 이날 새누리당 지도부와 긴급 회동해 후임 총리 인선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은 오후4시께 강남 모처에서 황우여 대표와 이한구 원내대표, 서병수 사무총장 등과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이를 위해 전남 여수에서의 일정 하나를 취소하고 급히 상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긴급 회동에서는 '김용준 낙마'에 따른 후임 총리 인선과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 문제 등 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일각에서는 후임 총리 인선과 관련해 박 당선인이 당과의 긴밀한 공조를 당부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