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채권시장은 지난 10월까지 쾌속질주를 벌였지만 이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로 수익률이 급반등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특히 회사채는 9월 웅진그룹 법정관리의 직격탄을 맞아 투자 분위기가 급격하게 식으며 시장이 위축됐다.
국고채는 7월과 10월 각각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수익률이 역대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10월 지표물인 국채 3년물은 2.71%까지 떨어졌고 국채 5년물 역시 2.78%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장기물과 단기물의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11월 들어서면서 이 같은 분위기는 180도 바뀐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이후 국고채 수익률은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국고채 3년물은 2.87%로 두 달 새 0.16%포인트나 올랐고 같은 기간 5년물도 0.25%포인트 상승한 3.03%까지 뛰었다.
초장기물인 국채 30년물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행되면서 품귀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9월 국채 30년물은 3.02%의 낮은 금리로 발행됐지만 증권사 영업지점에서 하루 만에 동이 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10월 이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국채 30년물의 유통금리가 3.4%를 넘어섰고 초창기 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평가손실을 보게 됐다.
회사채 시장은 5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제도가 도입되며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발행물량이 크게 증가하며 호황을 누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발행된 회사채는 135조6,540억원어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120조2,999억원)보다 12.76% 증가했다. 기관투자가의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롯데쇼핑은 3년 만기 회사채를 연 2.98%의 초저금리로 발행하며 '마의 3%' 벽을 깨기도 했다.
하지만 웅진그룹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됐다. A등급 이하의 회사채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더니 연말에 접어들면서 AA급의 우량 회사채도 투자 수요가 크게 줄었다. CJ제일제당ㆍSK에너지ㆍGS칼텍스 등 AA등급 이상의 회사채도 기관 수요예측 결과 잇달아 미달이 발생하며 인수 증권사에 부담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