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뤼디그룹 협력 견고해진다

윤부근 사장 - 장위량 회장 회동

해외 프로젝트 협력 확대 논의

빌트인 가전 추가공급 공감대

윤부근 사장

장위량 회장

삼성전자가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뤼디(綠地)그룹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기업 간 거래(B2B)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뤼디그룹이 중국을 비롯해 전세계에 짓는 호텔과 콘도미니엄, 아파트 등에 삼성전자의 TV와 냉장고 등이 추가 공급될 계획이어서 매출 확대가 예상된다. 제주에 이어 서울에서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뤼디그룹은 중국 자본의 한국 유입에 대한 반감을 누그러뜨리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과 장위량 뤼디그룹 회장은 지난 22일 서울 모처에서 만나 해외 프로젝트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회장은 서울 상암DMC 랜드마크 부지 개발을 위한 투자의향서 체결을 위해 방한했다.


뤼디그룹은 중국에서 가장 큰 부동산 시행사 가운데 하나로 본토뿐 아니라 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호텔과 리조트, 콘도 등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제주 서귀포시에 3조원을 들여 헬스케어타운을 조성하고 있고 향후 상암DMC에도 3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뤼디그룹은 앞서 지은 건물에 삼성전자의 냉장고·세탁기 같은 빌트인(붙박이) 제품과 TV 등을 설치한 바 있다. 이날 윤 사장과 장 회장은 앞으로 뤼디그룹이 추가로 투자하는 부동산에 삼성전자 제품과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장 회장은 앞서 지난 7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 때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을 때도 삼성전자 관계자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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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중국의 '큰 손'인 뤼디그룹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B2B 사업과 중국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중국은 물론 홍콩 등지의 호텔을 대상으로 TV와 디지털 사이니지 등 제품 공급을 늘려왔다. 상하이 샹그릴라호텔과 장쑤성의 윈담호텔, 홍콩의 페닌슐라 호텔 등에 삼성전자의 TV와 상업용 디스플레이가 설치됐고 지난 10월 중국 완다그룹의 루이화호텔에는 호텔용 풀HD TV 630여대와 호텔 TV 솔루션 'H.브라우저'와 객실 내 TV로 방문객을 확인할 수 있는 '도어 아이'를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호텔 TV 시장은 올해 414만대 규모에서 2016년까지 461만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될 만큼 성장성이 높고 투숙객을 대상으로 마케팅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뤼디그룹이 중국 내 가전업체들을 마다하고 삼성전자와 손을 잡는 데는 크게 부동산 가치 상승과 반중(反中) 정서 완화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가전제품 기술력과 제조 수준은 과거보다 높아졌지만 여전히 프리미엄급 시장에서는 명함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초고화질(UHD) TV와 고급 주방 가전 '셰프컬렉션' 등을 앞세워 세계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세우고 있는 만큼 아파트와 호텔 객실에 삼성전자 제품을 배치해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또 중국 자본의 잇단 한국 진출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국내 기업과의 협력을 보여줌으로써 반감을 누그러뜨리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뤼디그룹과의 협력 강화와 관련 삼성전자측은 "윤 사장이 장 회장을 만난 것은 맞지만 논의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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