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의 추락이 멈출 줄을 모르고 있다. 27일 각 대학과 교육부·법학전문대학협의회 등에 따르면 2015학년도 로스쿨 최초 합격자 중 서울대는 3명, 고려대 47명, 연세대는 50여명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는 서울대 2명, 고려대 16명, 연세대 33명이던 지난 2009학년도의 최초 합격 미등록자 수보다 늘어난 수치다.
과거에도 미등록은 꾸준히 있었으나 당시의 미등록은 대부분 중복합격에 따른 것이었다. 게다가 지방 소재 로스쿨 등과 달리 SKY 등 서울 소재 명문대 로스쿨에 합격한 수험생들은 등록을 당연시했다. 최근의 미등록자 수 증가는 이 같은 행태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로스쿨의 하락세는 떨어진 경쟁률에서도 포착된다. 로스쿨 경쟁률은 1기 입학생을 선발하던 2009학년도에는 6.9대1로 높았으나 2014학년도에는 5.59대1, 2015학년도에는 5.25대1로 줄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로스쿨 재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2009학년도부터 5년간 자퇴 등으로 학업을 중단한 학생들은 433명에 달했다.
문제는 로스쿨의 하락세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다음달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으로 취임하는 하창우 회장 당선자는 사법시험 존치와 함께 현재 2,500여명에 달하는 신규 배출 변호사 수를 1,000명으로 줄이고 이 가운데 800명만 로스쿨 출신으로 채우는 것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26일 당선된 김한규 신임 서울지방변호사회장도 사시 존치와 신규 배출 변호사 수 감축을 대표 공약으로 제시해 당선됐다. 만약 이들의 공약대로 사시가 존치되면 로스쿨생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한 중소 로펌 대표변호사는 "사무실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싼 임금으로 변호사를 고용할 수 있어 로스쿨생을 선호하지만 선배 된 입장에서는 큰돈을 들여 변호사가 된 뒤에도 저임금으로 일을 하니 안쓰럽다"며 "로스쿨의 인기가 떨어지는 것은 이 같은 현실을 수험생들도 알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