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6700억 규모 자사주 매입 결정… 주가 부양 나선 현대·기아차

배당확대 기대감도 커져

당분간 상승세 이어갈듯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가 6,7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부양에 나섰다. 이번 결정은 지난 9월 한전부지 매입과 일본의 양적완화에 따른 엔저 가속화로 급락한 주가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배당성향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따라 커지고 있다"며 "주주가치 제고 정책과 원·달러 약세에 따른 4·4분기 실적개선 가능성이 더해져 주가는 우상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1일 현대차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보통주 220만2,764주(3,668억원)와 기타주 65만2,019주(823억원) 등 총 285만4,783주(4,491억원)를 이달 12일부터 내년 2월11일까지 장내매수를 통해 취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통주와 기타주 모두 전체 발행주식의 1% 수준이며 현대차가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2005년 이후 9년 만이다.


기아차도 이날 발행주식 총수의 1%에 해당하는 자사 보통주 405만3,633주를 약 2,209억2,300만원에 사들이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차·기아차 관계자는 "지난 실적 발표 때 밝힌 배당확대 정책에 이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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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대차는 자사주 매입 효과에 힘입어 전날보다 5.71%(9,500원) 오른 17만6,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현대차의 시가총액(38조7,687억원)도 거래 전일보다 2조원 이상 늘어 시총 3위 SK하이닉스(34조6,529억원)와의 격차를 4조1,158억원까지 벌렸다. 기아차도 전날보다 2.02%(1,100원) 뛴 5만5,600원에 장을 마감해 5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현대차 그룹 3인방 중 유일하게 자사주 매입 의사를 밝히지 않은 현대모비스(012330)는 전날 대비 1.47% 떨어진 23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현대·기아차의 자사주 매입은 지난 두 달간 단기 급락한 주가의 회복세에 탄력을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이라는 실질적인 행동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면서 악화된 투자심리가 회복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상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배당확대 약속에 대한 기대감도 따라 커지면서 주가는 절대 저평가 단계를 벗어나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주주가치 제고에 따른 투자심리 회복에 더해 원·달러 환율 개선으로 실적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앞으로 주가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형민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저를 통해 입을 타격보다 원·달러 환율 약세에 따른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환율과 신차 효과가 겹치면서 저평가된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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