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1·2차 산업은 살아있다(새시대 21세기를 연다)

◎곳곳 미개척 ‘가능성 무한’21세기는 많은 것을 변화시킬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우리가 막연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꿈의세계」는 아니다. 세계시장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선진국 중심의 첨단시장은 우리에게 경각심과 함께 두려움을 줄 수 있다. 그렇다고 이게 전부는 아니다. 80% 시장에서 최대한 노력하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자원개발의 중요성부각·가전산업의 부활, 미국과 일본의 자동차업체들이 25년전의 낙후된 기술로 동남아시장을 공략하는 것등은 앞만 보고 달리는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그런 사례를 모아 보았다.<편집자주> ◎자원개발/산업화 진전따라 원유 등 수요급증/해외생산 확대로 수급물량 확보 「무기화」 대비를 고도의 정보화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21세기. 따라서 이에 맞는 첨단산업 분야의 진출은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당면과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1, 2차 산업의 의미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올바른 방향인가. 이에 대해서는 어떤 검증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뜻있는 기업들은 생각을 달리한다. 식량, 축산을 비롯 광산, 원유 등 자원개발 사업은 산업고도화가 급진전 될 수록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특히 산업화가 되면 될 수록 자원부족이 심각해 진다는 기본적인 공식자체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에 대해서는 당혹감마저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 자원개발을 강조하는 첫번째 이유는 방대한 시장이다. 남북통일에 대비한 식량자원 개발은 수익성 여부를 떠나 민족문제라는 것이다. 해외에서 식량자원의 개발은 통일에 대비한 적극적인 대응책이라는 시각이다. 두번째는 전세계 국가의 80% 가량은 산업화 사회가 급진전되면서 자원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 사업전망이 밝다는 것이다. 한예로 원유의 경우 동남아, 남미, 동유럽 등지의 자동차 판매가 크게 늘어나면서 수요가 급증, 개발만 하면 돈으로 연결된다는 지적이다. 21세기에도 여전히 자원을 갖는자가 힘을 발휘하는 시대는 지속된다는 것이다. 국내 종합상사를 바롯한 대기업들이 해외자원개발에 적극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식량을 비롯한 에너지, 광물, 기초원료자원의 자립기반 확보를 겨냥한 기업들의 움직임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방침과 맞물려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농·축산물 시장 개방, 자원무기화 시대를 맞아 자원부국의 횡포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해외생산밖에 없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기업들은 현재 해외 전역에서 다양한 자원개발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농축산단지에서부터 유전·탄광개발, 산림자원개발 등에 이르기까지 해외에서 「미지의 황금땅」을 일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투자비를 회수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낭패를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업계의 투자의욕을 꺾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대기업이 외국의 자원을 수입하는데 앞장선다는 비난여론도 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주)대우의 관계자는 『다가올 21세기는 자원메이저들이 힘을 발휘하는 시대가 될 것이고 이들의 농간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자원메이저들의 농간에 대처하고 국내 산업기지뿐 아니라 해외기지 운영에 필요한 안정적인 수급물량 확보를 위해서 해외자원개발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고진갑 기자> ◎일 혼다 사례/“첨단장치 빼고 필수기능 장착”/「아시아 카」로 원가절감 성공/아주 집중 공략 지난 96년 4월. 일본의 혼다자동차는 아시아카인 1천3백㏄ 「시티」를 태국에서 조립생산하겠다고 발표, 세계 자동차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아시아카는 한마디로 아시아지역의 특수성에 맞게 만든차다. 구형 「시빅」의 언더바디를 이용해 개발한 시티는 비포장도로가 태반인 지역특성에 맞게 차고를 기존차보다 20㎝ 높이고 폭우와 물난리에도 견딜 수 있도록 밧데리 등 전기장치와 엔진 위치를 높였다. 서스펜션을 강화해 승차감보다 내구력에 촛점을 맞췄고 범퍼도 3부분으로 나눠 흠집이 생길경우 한꺼번에 교체해야 되는 불편을 없앴다. 자동차에 필요한 기본품목만 채택한 이른바 아시아지역 전용차다. 세계적인 자동차업체들이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만 겨냥해 「첨단으로, 첨단으로」만 달려가던 상황에서 혼다의 발상전환은 일대 선풍을 일으켰다. 혼다는 소득수준이 낮은 현지실정에 맞게 원가절감에 개발의 촛점을 맞췄다. 히터와 파워윈도우를 빼내고 현지부품공급체제 완비를 통한 가격내리기를 시도했다. 혼다는 태국에 이어 현재 대만,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그리고 인도와 중국에서도 생산한다는 계획을 착착 진행시키고 있다. 현재 목표는 중국을 제외하고 97년 4∼5만대, 98년 7만대, 99년 10만대를 잡고있다. 물론 아시아카는 현재 도전도 받고 있다. 현지정부들이 국민차개발에 착수, 각종 세제혜택을 부여하면서 시티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시판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자동차가 부랴부랴 올해부터 AFC를 아시아카로 투입키로 하고 포드가 픽업과 승용차를 겸한 다용도 아시아카 개발에 들어갔다. 현대와 기아자동차가 2000년을 전후에 아시아카를 개발, 투입키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아시아지역은 현재 미국, 일본, 유럽은 물론 국내자동차업체들이 세계에서 가장 격렬하게 접전을 벌이고 있는 신흥시장. 시장잠재성이 막대한 까닭이다. 그러나 상용차위주로 형성된 시장 특성을 적시, 자사의 단점을 상쇄할 현지시장에 맞는 승용차개발로 승부수를 띄운 혼다의 발상의 전환은 첨단만을 지향하던 세계 자동차업체들에게 던진 직격탄이었다.<정승량 기자> ◎가전르네상스/신흥시장 진출 “한물지난 업종”/주위멸시 딛고 「달러박스」 재현 『가전은 암3기의 중증을 앓는 환자와 같다. 2만명의 종업원이 만들어 6천명의 애프터서비스(AS)요원이 AS에 매달려야 할 정도로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이다.』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이 지난 93년 신경영회의를 주재하면서 지적한 말이다. 가전은 반도체에 비해 부가가치가 낮은 전자산업이라는 말이다. 당시는 반도체전성기였다. 반면 내수부진속 적자에 허덕이는 가전은 이제 전자산업에선 한물간 업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건희회장의 지적대로 암3기의 중증에 걸린 환자일수도 있다. 도대체 내수시장에선 이익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전은 정말 성장 한계산업이며, 한물간 산업인가. 결론은 그렇지 않다. 인류가 생존하는 한 백색가전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 특히 선진시장만 보지 말고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시장에는 아직도 시장을 개척할 여지가 무궁무진하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갖고 있다. 이는 가전업계의 수출실적에서 보면 잘 드러난다. 삼성·LG·대우전자등 가전3사는 내수에선 고전해도 독립국가연합(CIS) 중국 중동 남미 동남아 등 신흥시장이나 개도국에선 일제못지않은 브랜드파워와 인지도를 바탕으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품목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가전3사의 백색가전과 컬러TV 등은 현재 이들지역의 30∼40개국가에서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올들어 가전사들은 백색가전분야에 수억달러씩을 투자, 저마다 「세계넘버원」, 「톱3」, 「톱5」에 진입하겠다며 대단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수년전 「백색가전=천덕꾸러기」이 나올때와는 대조적으로 분위기다. 지난 70∼80년대 달러박스의 「옛영광」을 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백색가전 르네상스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백색가전은 해외시장 개척의 전략상품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백색가전은 그동안 컬러TV 등 오디오비디오(AV)에 비해 부피가 커 수출이 어려운 품목으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수요가 있는 곳에 생산거점을 마련해서 현지에 내다팔면 얼마든지 우리의 시장으로 만들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가전은 성숙산업이지만 우리가 지난 30여년간 전자산업을 지탱해온 기둥으로 시장개척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다.<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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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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