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서경이 만난 사람] 성세환 BS금융지주 회장

해외진출은 선택 아닌 필수… '한국의 산탄데르' 만들것<br>동남아 공략 계기로 2020년 亞 50위 금융그룹 도약<br>2015년까지 비은행계열 수익 비중 전체 25%로 확대<br>M&A 적극… 경남銀 인수땐 시너지 위해 카드사 분사



"글로벌 은행인 스페인의 산탄데르 역시 소도시에서 출발했습니다. BS금융은 오는 2020년까지 자산 130조원 규모를 자랑하는 아시아 50위 금융그룹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입니다.

이달 취임한 성세환 BS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지방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칭다오에 진출한 데 이어 올해부터 베트남ㆍ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의 현지 은행을 인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의 시선은 이제 지방이 아니라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를 바라보고 있다. 제살 깎아먹기식 국내시장에 머물렀다가는 고사하기 십상이고 이에 따라 해외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소도시 소매영업에서 시작해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글로벌 은행으로 우뚝 선 산탄데르가 그의 롤모델이다.

해외진출 확대와 함께 비은행 비중 확대를 통해 금융그룹의 균형적이고 안정적 발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게 성 회장의 장기 성장전략이다. "현재 6개인 계열사를 8개 이상으로 확대해 2015년까지 비은행계열의 수익 비중을 전체의 25%까지 확대하는 게 목표입니다."

성 회장은 취임사에서도 '2015년까지 자산 70조원 달성, 국내 7대 금융지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그룹 내 계열사를 확대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게 성 회장의 생각이다.

"현재 전체 수익 중 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90% 정도 됩니다. 나머지 계열사는 아주 미미한 수준의 수익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카드 부문이 수익의 30%를 점유하는 신한금융지주처럼 수익체계를 다변화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성 회장은 계열사 다각화를 위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예고한 상태다. 그동안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자회사에 편입한 BS저축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든 계열사를 자체 설립했던 BS금융이지만 성 회장은 "M&A를 통해 자산성장이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M&A에 나서겠다"며 '실용주의' 노선을 강조했다. 자산운용사나 부동산신탁회사ㆍ보험사 등이 대상인데 그 중 자산운용사의 경우 2~3곳을 물망에 올려놓고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BS금융지주는 특히 우리금융지주가 매물로 내놓은 경남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성 회장은 "무리하게 경남은행 인수를 추진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시너지 효과와 지역은행 발전 차원에서 다양한 인수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상공회의소를 주축으로 한 경남은행의 지역환원 추진이 여의치 않을 경우 독자적으로 경남은행 인수경쟁에 뛰어들겠다는 계획이다. 경남은행 인수합병시 논란의 소지가 클 가능성이 높은 중복점포 및 인력 구조조정 문제에 대해서도 성 회장은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100m 이내에 영업점포가 중복되는 곳이 10개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이 경우에도 부산은행 점포를 통폐합하겠다"고 말해 경남은행 직원들의 고용보장 원칙을 강조했다. 경남은행 인수 이후 시너지 창출방안도 조심스레 구상하고 있다. 카드사업 분사가 대표적이다.

"부산은행의 카드회원 수가 60만명에 육박하는데 경남은행과 통합하면 대략 100만명의 카드회원 확보가 가능합니다. 이 정도 규모라면 카드사 분사를 통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지역에 특화된 다양한 혜택과 서비스로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계열사 라인 보강과 함께 성 회장은 해외시장 개척을 양날개로 삼아 그룹의 성장동력을 탑재한다는 복안을 가졌다.

"국내 금융시장은 더 이상 블루오션이 아닙니다. 대형 금융지주사들조차 손해를 감수하면서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반면 해외시장은 ROA가 25~30%에 달할 정도로 국내시장과 차이가 큽니다. 이제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시장 개척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얘기입니다."

해외시장을 신속하게 개척하기 위해 성 회장은 현지은행에 대한 M&A를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신한은행이 인도네시아 현지의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를 인수했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총자산 7,000만달러의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는 인도네시아 전역에 19개의 지점망을 확보한 중형은행이다.

"300억~400억원이면 지점을 30~40개 정도 보유한 현지은행을 인수할 수 있습니다. 인수금액이 크지 않아 리스크도 높지 않습니다. 현지은행을 인수하더라도 경영은 현지인에게 맡기고 관리만 하는 체제가 될 겁니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물론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해야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BS금융의 해외진출은 주로 동남아 국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베트남과 인도네시아ㆍ필리핀ㆍ캄보디아ㆍ미얀마 등에 있는 현지은행들을 중심으로 인수 대상을 살펴보고 있다. 이 중 베트남은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BS금융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지난 5월 이장호 전 회장이 베트남 현지를 방문했을 때 베트남 정부 관료가 이 전 회장에게 현지은행 인수를 제안했습니다. 이 전 회장이 퇴임하면서 잠시 논의가 중단됐지만 이제 다시 다각도로 현지은행 인수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성 회장은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분위기 조성과 함께 조직의 체질개선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내실을 다져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기 위해서다. 성 회장은 취임 전 내정자 시절부터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조직ㆍ인력ㆍ점포ㆍ비용의 합리화와 자산의 클린화, 신성장동력 확보 등 6대 과제를 설정했다.

이 중 성 회장은 영업경쟁력과도 직결되는 점포망 확립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은 영업권이 중복되거나 실적이 저조한 적자점포 5곳을 폐쇄하고 10여곳의 지점은 출장소로 격하하는 솎아내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후 전국적인 영업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미 성 회장은 행장 시절부터 과감한 점포전략을 추진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 2월 문을 연 인천 남동공단지점은 7월 말 자산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11년 11월 문을 연 구로디지털 영업점은 지난해 말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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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의 우려 속에 지방은행 최초로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던 중국 칭다오지점은 현재 여신규모만 3,500만달러에 달한다. 성 회장은 오는 10월께 손익분기점인 여신 5,000만달러 달성이 순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이나 수도권 공단에서는 대형 시중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지역은행 특유의 밀착형 서비스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영세한 기업이라도 전담직원을 배치해 자산 컨설팅이나 맞춤형 자금지원을 제공하면서 신뢰를 쌓아가고 있지요."

지역 기업들과 함께 호흡하는 '관계형 금융'은 성 회장이 행장 시절부터 입이 닳도록 이야기해온 경영원칙이다. 이는 현정부에서 강조하는 창조금융과도 맞닿아 있다. 실제 부산을 연고로 한 중견 건설업체인 반도건설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프로젝트 때문에 자금난을 겪으며 한차례 부도 위기를 맞았다. 당시 대형 시중은행들은 줄줄이 자금을 회수했지만 부산은행은 이때 반도건설이 회생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지원했다.






He is…

▲1952년 부산 ▲1972년 배정고 ▲1979년 동아대 경제학과 ▲1979년 부산은행 입행 ▲2001년 엄궁동지점장 ▲2004년 사상공단지점장 ▲2005년 녹산중앙지점장 ▲2006년 기업영업본부지역본부장 ▲2008년 부행장 ▲2011년 BS금융지주 부사장 ▲2012년 부산은행장 ▲2013년~ BS금융지주 회장








가족친화 분위기가 최고 경쟁력

행장 시절부터 직원과 스킨십·소통 강조
육아휴직 등 장려… 여성행원 최대한 지원

이유미기자

금융업은 서비스업이다. 생산설비나 기술력을 핵심으로 하는 제조업체들과 달리 인력이 최대의 자산이다. 구성원들의 전문성과 사명감 그리고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만 금융회사의 잠재력이 빛을 발한다.

얼굴 생김새처럼 각양각색의 캐릭터를 지닌 구성원들을 다독여 최상의 하모니를 이끌어내는 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BS금융지주는 이 같은 무형의 경쟁력에서 국내 대형 금융지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보적인 장점을 가졌다. 바로 가족친화적 기업 분위기에서 나오는 서비스 경쟁력이다.

특히 성세환 회장은 행장 시절부터 직원들과의 스킨십과 소통경영을 강조해왔다. 성 회장 스스로 "외부에서 은행 분위기가 가족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들을 때가 가장 뿌듯하다"고 말할 정도다.

단적인 예로 부산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중 '여성행원들이 근무하기 좋은 최상의 은행'으로 인정받고 있다. 부산은행은 여성인력의 4분의1에 해당하는 200명가량이 현재 출산 및 육아휴직 중이다. 출산이나 육아 때문에 은행을 쉬어도 인사상 불이익 없이 남자행원들과 똑같이 승진한다. 책임자 승진의 경우 여성행원들의 비율을 의무적으로 30%로 맞춰야 한다. 성 회장이 지난해 3월 행장에 취임한 뒤부터 달라진 인사제도다.

파격적인 복지제도 덕분에 성 회장은 올해 7월 인구의 날에 보건복지부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했다.

직원들을 위한 크고 작은 복지 지원은 당장 수치적 부분에서 '손실'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성 회장은 결국 직원들에 대한 투자가 BS금융의 성장을 견인할 동력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성 회장은 "여성인력을 활용하지 않는 이상 은행이 발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여성인력의 사회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출산과 육아 문제는 은행에서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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