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탈몬 마르코 바이버 대표, "해외진출 성공하려면 글로벌 사용자에 맞춰라"

카톡 '노란색' 글로벌 정서 안맞아<br>라인, 서양인 선호 스티커 더 늘려야<br>한국 인터넷기업에 쓴소리


"한국 인터넷 기업이 해외진출에 성공하려면 회사 전체가 글로벌 사용자에게 맞게 완전히 바뀌어야 합니다. 바이버도 영어만 쓰고, 로고 색깔도 오렌지에서 퍼플로 바꿨고 스티커도 동서양 스타일 모두 제공합니다."

30개 언어로 전 세계 4억 명이 넘는 사용자에게 무료 모바일 메신저와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바이버의 탈몬 마르코(41·사진) 창업자 겸 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거침이 없었다. 한국 인터넷 기업도 글로벌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했지만, 쓴소리를 피하지 않았다.


그는 우선 한국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사용자와 직원을 존중하고 받아들일 것을 강조했다.

마르코 대표는 "기업(서비스)이 전 세계 사용자를 받아들여야지, 사용자에게 기업을 받아들이라고 하면 안 된다"며 "그건 글로벌로 진출하는데 아주 중요한 요소로 바이버도 사용언어는 물론 로고 색깔, 스티커 등 모든 걸 사용자에게 맞췄다"고 소개했다.


그는 "바이버 로고는 원래 오렌지 색이었지만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 퍼플(보라색)로 바꿨다"며 "퍼플도 전통적인 색깔은 아니고 (내가 보기에) 이상해 보이지만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카카오톡 로고의 노란색은 노란불 등 경고의 의미로 눈에는 잘 띄지만 긍정적이지 않다"며 "자연에서도 노란색은 상대방에게 내 영역을 침범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전달된다"고 지적했다. 카카오톡의 노란색이 글로벌 정서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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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대표는 또 바이버의 스티커를 보여주면서 "서양적인 것, 아시아적인 것, 좀 더 서양적인 것 등 매우 다양하다"며 "반면 라인은 일본에서 성공했지만, 콘텐츠는 아주 동양적인 것들만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에서 더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선 서양인들이 좋아하는 스티커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기업문화도 지적했다. 그는 "직원에게 월급을 주면서 그들의 아이디어와 의견을 묻거나,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이건 아주 중요한 문제로 회의를 하면서 직원이 사장과 다른 의견을 말할 수 없다면 그런 직원은 필요도 없고, 그런 회사는 오래 갈 수도 없다"고 단언했다. 이런 문화는 시장 상황과 소비자가 급변하는 글로벌경쟁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누구에게든 뻔뻔하고 대담하게 도전하는 이스라엘의 후츠파 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모바일 생태계도 마찬가지다. 마르코 대표는 "모바일 앱 개발자들은 운영체제(OS) 생태계가 구축된 곳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지, 자기들이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지는 않는다"며 "바이버도 타이젠이 생태계를 구축해 놓으면 앱을 개발하겠지만, 타이젠의 생태계 구축을 위해 앱을 만들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건 비단 타이젠만의 문제가 아니라 윈도라는 강력한 무기와 노하우를 가진 마이크로소프트도 실패한 일"이라며 "구글과 애플이 생태계를 구축해 놓은 상황에서 그걸 무시하고 새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모바일 서비스 분야에선 새로운 기회가 많은 것으로 확신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아주 강력한 컴퓨터를 손에 들고 다니면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며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가 계속 등장하고 있는데 아직 표준화가 안 된 만큼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르코 대표는 "하드웨어 차별화는 갈수록 힘들어지고 삼성전자든 화웨이든 똑같은 SW를 쓰는 스마트폰은 결국 다 비슷하다는 느낌을 주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한국이 다시 기적을 만들어 내려면 이런 분야에서 창업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학생들도 대기업에 취직하겠다는 생각으로 공부하지 말고, 열린 마음과 자세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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