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미생물 균주 대량생산 길 열렸다

KAIST 이상엽 교수팀 ‘합성 조절 RNA 설계 원천기술’ 개발 <br> 화학물질ㆍ의약품 등 개발에 적용 가능

나일론 등 산업에 필요한 원료를 만드는 미생물 균주를 쉽고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는 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열렸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상엽ㆍ유승민 교수가 미생물 균주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합성 조절 RNA 설계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미생물 염색체 내의 유전자를 하나씩 제거하는 ‘유전자 결실’(knockout)이라는 방법으로 미생물 균주를 만들었다. 이런 방법으로 새로운 미생물 균주를 만들려면 최대 몇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나의 유전자를 제거하는 데만 최소 2주에서 길게는 1개월이 소요되는 데다 아무리 작은 미생물일지라도 수천 개 이상의 유전자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상엽 교수팀은 유전자를 직접 조작하는 방법이 아니라‘합성조절 RNA’를 미생물에 삽입해 유전자가 발현(단백질을 만드는)하는 과정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이 같은 한계를 극복했다.


단백질은 유전자 정보를 근거로 제작된다. 유전자 정보가 전령 역할을 하는 mRNA에 복사되고 mRNA에 리보좀이 붙어 단백질을 만든다. 이 교수팀은 ‘합성 조절 RNA’가 mRNA와 먼저 결합하면 리보좀이 떨어져 나가고 그 회로에 해당하는 단백질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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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팀은 대장균의 조절 RNA를 기본 격으로 하여 세포 내에 존재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단백질 수준에서 제어할 수 있는 맞춤형 ‘합성 조절 RNA’를 3~4일내에 제작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해 만든 ‘합성 조절 RNA’들은 미생물 유전자를 건드리지 않은 채 유전자 전달체에 삽입하여 제작되므로 여러 종류의 균주들과 여러 유전자들에 대하여 동시 다발적인 대용량 실험이 가능하다.

이 교수 연구팀의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프로토콜스(Nature Protocols) 9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유승민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석유화학이나 나일론 등 석유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계는 물론 항생제 등의 의약품을 만드는 데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배중면 카이스트 산학협력단 단장은 “이 기술에 관심을 보이는 해외 기업들이 벌써 기술이전계약을 제안하고 있다”며 “2년 이내에 기술이전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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