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신입사원은 없다


신입사원들의 고충을 들을 기회가 많아졌다. 어렵게 취업의 문턱을 넘어선 이들의 불만은 기대했던 회사의 분위기가 아니고, 본인이 원한 직무가 아니라는 것이다. 때로는 선배ㆍ동료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속마음을 내비치기도 한다. 정말로 다양한 퇴직 혹은 이직의 이유가 있었다.

그런데 이것이 비단 필자가 속한 회사의 경우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빌어 내가 후배들에게 전했던 내용을 옮겨 본다.

필자는 신입사원들에게 당당히 말한다. '신입사원은 없다'고. 대신 신입 시기가 있을 뿐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채용 과정에서부터 많은 회사의 자원을 투입하는 데 비용이 들고 채용의 기회를 박탈당한 미취업자들을 생각하면 큰 손실이기 때문에 매우 신중한 과정을 거쳐 직원들을 뽑는다. 그런 만큼 이미 그들은 바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 그러니 먼저 주어진 업무를 겁내지 말고 실행하라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실수도 하면서 면역력을 키우라고 얘기한다.


최근 이슈가 된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니 집 안에서 청결하게 키운 아기의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덜 청결하고 외출도 빈번히 하는 아기의 면역력보다 현저히 떨어진다고 한다. 신입 시기도 마찬가지다. 이 시기에 싫은 소리도 듣고 혼도 나봐야 앞으로 닥쳐올 위기 상황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또한 신입이기 때문에 설사 문제가 생긴다 해도 '면죄부'가 주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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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는 업무의 앞뒤, 즉 문맥을 읽는 기술을 습득하는 데 노력하라고 전한다. 신입 시기일수록 본인과 팀이 예상했던 결과 이상을 도출하게 되면 더 큰 성취 욕구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좋은 자양분이 돼 열매를 더 빨리, 더 잘 맺게 하는 추진력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업무를 왜 하는지를 물어보고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등 전체를 읽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신입 시기에 본인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는 방법을 익혀야 할 것이다. 가끔 직장에서의 동기부여를 연봉ㆍ인센티브 등 물질적인 것에서만 찾는 직원들을 보게 된다. 물론 이러한 요소도 중요하기는 하다. 하지만 일 잘한다는 직원들을 보면 회사에서 주는 보상 외에 본인만의 목표를 만들어 이뤄가면서 또 하나의 동기부여를 받는 것을 보게 된다. 예를 들어 사회공헌활동에 관심은 있었지만 선뜻 해보지 못했던 이들이 사내 동아리를 만들어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을 돕는 등 재능기부를 하는 식이다.

누구에게나 신입사원이던 시절이 있다. 하지만 이 시기를 앞서 언급한 바대로 배울 것을 배우면서 본인의 작은 발자취를 만들어가면 어느새 누구보다 멋진 선배이자 그 분야의 전문가가 돼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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