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8·피츠버그)가 첫 시범경기에서 홈런포를 쏴 올리며 메이저리그 성공을 예고했다. 빠른 공을 밀어쳐 홈런을 만들었으니 이제 변화구에 대한 대응력을 보여줄 차례다.
강정호는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네딘에서 끝난 토론토와의 원정 시범경기에 6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 3회 1점 홈런을 터뜨렸다. 2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가운데 높은 시속 150㎞짜리 직구를 놓치지 않고 밀어 때렸다. 상대 투수는 마르코 에스트라다. 빅리그 통산 23승을 올린 베테랑이었다. 방망이에 제대로 맞은 타구는 우중간 펜스를 훌쩍 넘었다. 밀어치는 홈런이 당겨치는 것보다 몇 배는 더 힘든 법.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도 "스트라이크존 높게 들어온 공을 퍼올려 우중간 펜스 너머로 보냈다. 아주 좋은 스윙이었다"고 칭찬했다. MLB닷컴 또한 "강정호가 자신의 힘을 증명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올 시즌 피츠버그의 가장 큰 열쇠는 강정호"라고 칭찬하며 홈런 뒤의 '졸탄 세리머니'를 두고도 팀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손으로 'Z' 모양을 만드는 졸탄 세리머니는 피츠버그 선수들이 2012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세리머니다. CBS스포츠는 "강정호가 지난해 한국에서 40홈런을 치기는 했지만 메이저리그 적응에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다. 특히 레그킥(타격 때 왼발을 크게 들었다 내리는 동작)에 비판도 있었지만 강정호는 첫 시범경기에서 이를 일축했다"고 전했다.
강정호는 2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볼넷 뒤 6회말 수비 때 교체됐다. 그는 유격수 수비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허들 감독은 "강정호가 유격수로서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며 "2회 무사 1루에서 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을 엮는 장면은 훌륭했다"고 평했다. 강정호는 "빠른 공에는 금세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LA 다저스 투수 류현진(28)은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스프링캠프에서 불펜에 올라 32개의 공을 던졌다. 지난달 25일 불펜 피칭 뒤 등에 이상을 느껴 이틀간 투구 훈련을 쉬었던 류현진은 이날 불펜 투구 뒤 "팔이나 등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