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사람들] 시인 은행간부 국민은행 조화훈차장

끊임없이 지속되는 금융기관의 감원과 구조조정의 열풍. 가뜩이나 딱딱한 분위기의 은행가는 요즘 말그대로 「고개숙인」사람들의 집합소로 변한 느낌마저 던져준다. 이런 곳에 벌써 시집을 두권이나 펴내며 나름대로의 삶을 개척하고 있는 은행 간부가 있어 화제다.국민은행 경기도 안양지점의 조화훈(48)차장. 그는 이제 그저 취미로 글을 쓰는 풋나기 시인이 아니다. 지난 97년8월 「더불어 사는 우리의 삶」이라는 주제로 첫시집을 펴낸 趙차장은 그해 10월 수정판인 「바다가 되어」를 내놓으며 문학신문사가 선정한 「97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올 4월에는 동서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첫번째 시접인 「더불어…」에서 趙차장은 『삶에 대한 애정과 통찰력』을 그려내고 있다. 이어 두번째 시집인 「그대를 위하여」에서도 趙차장은 「국가·민족·역사적인물·우주」 등을 주제로 「생명」에 대한 강한 애착을 그려냈다. 이런 덕에 현재는 김지하시인과도 한달에 한번씩 만나는 등 교감을 나누고 있다고. 1969년 입행한 趙차장은 개인적으로는 지난 76년 본점 영업부 근무시절 국내 처음으로 부산과의 온라인을 개통한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趙차장은 이어 『내년이면 은행생활 30년을 맞지만 은행에 더 큰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작은 톱니바퀴 속에서 헤매고 있는게 안타깝다』며 솔직한 심정을 토로. 그러면서도 『초창기 고생한 덕분에 은행이 현재는 튼실한 은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같다』며 나름대로의 자부심을 나타낸다. 趙차장은 은행을 그만두고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복지나 종교시설이 아니더라도 희망을 잃은 사람을 위로하기 위한 통합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작은 소망을 표시했다. 우리 것을 찾고 싶은 마음에 천도교를 종교로 갖게 됐다는 趙차장은 의암 손병희 선생의 호를 딴 연암(然菴)이라는 호를 갖고 있다. 【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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