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장철훈 행장/권한 대폭이양 「경영리스크」 줄일터/기획·실천력 겸비… 20년 해외업무 ‘국제통’『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러나 위기라면 위기라고 할 수 있는 현 상황을 철저한 자율과 책임경영풍토 조성을 통해 극복해 나갈 생각입니다.』
조흥은행 장철훈 행장은 7일 이같이 취임소감을 밝혔다.
장행장이 취임하며 특히 강조한 부분은 「경영자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부분. 다소 생소한 이 개념에 대해 장행장은 『은행장에게 지나치게 권한이 집중돼 많은 리스크(위험)와 문제점을 낳고 있다』며 『은행장 권한중 하부에 위임가능한 권한은 철저히 위임하고 하부에 위임한 사항에 대해서는 가능한 사후보고도 받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한보대출 등 은행의 많은 문제가 「권한집중」 때문에 발생했다는 시각이다.
구체적으로 그는 『본부조직이 영업점을 지원하는 조직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여신심사부문에서도 심사역의 심사권을 충실히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한보에 대한 추가여신 제공에 대해서는 『비상임 이사들이 참여하는 확대이사회에서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35년 경북 안동생으로 63년 서울대 상대 상학과 졸업과 동시에 조흥은행에 입행, 국내외 주요 점포장과 본부 부서장을 거쳤다.
뛰어난 기획력과 과감한 실천력을 겸비한 국제통. 34년간의 은행생활중 거의 20여년간을 국제업무에 종사한 국제통으로 영어와 일어에 능통하다.
부인 김순옥씨(52)와 1남2녀. 취미는 등산과 독서.<안의식>◎제일은행 유시열 행장/청탁 배제 투명경영으로 ‘신뢰회복’/명석한 두뇌… 한은 핵심요직 두루거쳐
『어떠한 일이 있어도 청탁은 철저히 배제할 겁니다.』
7일 한은맨으로서 36년간의 생활을 청산하고 시중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긴 유시렬 제일은행장은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고객과 주주의 신뢰회복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이를 위해 인사나 여신심사에 있어서 청탁이나 압력을 철저히 배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행장은 『인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직원들에 상대적 박탈감을 주고 사기를 저하시킴으로써 은행에 두고두고 부담이 된다』고 인사관을 피력, 『앞으로 발탁인사는 영업일선에서 일한 사람의 실적 위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경영방침에 대해서는 『청탁과 압력을 철저히 배제, 경영이 은행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행장은 또 실질적인 여신심사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의 여신심사위원회에 실질적 권한을 부여하고 여신결정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경우 누군가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일선 창구직원부터 부서장까지 각 직급별로 행장과의 대화시간을 가져 애로사항을 듣고 함께 대화를 나눔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38년 경북 안동생으로 경기고등학교 1학년 재학시 대입검정고시에 합격, 서울대 법대에 진학해 화제를 모았던 유행장은 한은에서도 「천재」소리를 들으며 핵심요직을 두루 거쳤다. 평소 술자리를 즐기면서도 매주 등산을 한번도 걸르지 않는 등산광으로 유명하다. 부인 신동인(57)씨와 2남1녀.<김상석>
◎서울은행 장만화 행장/‘시행착오·진통 등 겪을 만큼 겪었다’/원만한 성품… 전무거쳐 석달간 행장직대
『창립 이래 가장 어려운 국면을 맞아 행장에 취임하니 만감이 교차됩니다.』 손홍균 전 행장의 중도퇴진 이후 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아온 지난 3개월 동안 위기국면의 회사에서 최고경영자가 얼마나 어려운 처지에 놓이는가를 충분히 체험한 탓인지 장만화 서울은행장(60)은 취임직후 감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서울은행의 당면과제에 대해 장행장은 『경영혁신, 즉 의식과 행동 그리고 업무내용 등 전부문에 걸친 혁신이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사면에서는 「능력우선」과 「성과보상」을 강조했다. 대다수가 공감하고 수긍하는 합리적인 인사가 중요하다는 것. 고질적 병폐로 인식돼온 파벌논란을 완전히 종식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또 전무직속의 「경영혁신실」과 임원급이 전담하는 「여신관리본부」를 신설하는 등 개혁을 위한 조직개편이 곧 실시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부실여신 축소를 위한 특단의 조치도 뒤따를 전망이다.
장행장은 『창립부터 지금까지 우여곡절을 겪어오는 동안 시행착오와 진통도 많았고 대가도 치를 만큼 치렀으며 교훈도 나올 만큼 나왔다』며 『이제 리딩뱅크가 돼야 한다는 우리의 방향도 분명히 정해졌다』고 각오를 다졌다.
37년 경북 경주출생인 장행장은 경주고·서울대 경제학과를 거쳐 61년 서울은행에 입행, 런던지점장·영업2부장·여신기획부장 등을 역임한 뒤 88년 임원자리에 올라 93년부터 전무이사로 재직했다. 원만한 성품과 적극적인 추진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부인 서수자씨와 2남1녀.<손동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