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난해 4·4분기 경제성장률이 소비위축 우려를 낳으며 기대에 못 미쳐 오는 4월 소비세율 인상을 앞둔 아베 신조 정권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일본 내각부는 17일 지난해 4·4분기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0.3%(전분기 대비), 연율환산 1.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3년여 동안 가장 긴 4분기 연속 성장이다. 하지만 시장 전망치(전분기 대비 0.7%, 연율 2.7% 성장)는 크게 밑돈 것으로 아베노믹스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투자전문 블로그 제로헤지는 "아베 정권이 들어선 이래 시장의 기대치와 가장 큰 간극을 드러낸데다 가장 부진하다"고 꼬집었다.
부문별로는 개인소비가 전분기보다 0.5%, 설비투자는 1.3%, 주택투자는 4.2% 증가했다. 반면 공공투자는 2.3% 증가에 그쳐 7.2% 늘었던 전분기에 비해 둔화됐다. 특히 개인소비 증가율이 0.7%였던 전분기보다 떨어진 점이 큰 문제로 지적된다. 현행 5%인 소비세율의 3%포인트 인상을 앞두고 미리 물건을 사려는 수요가 늘 것이라는 전망이 무색해진 것이다.
또 엔저에도 수출은 0.4%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이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수입이 전분기보다 3.5% 늘어 성장률을 0.5%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장기간 이어진 엔저에도 수출이 기대만큼 늘지 않은 점이 아베노믹스의 약한 고리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4월 소비세율 인상 후 소비감소 등으로 경기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쓰노다 다쿠미 일본 중앙신용금고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실질임금 상승이 부진한 상황에서 소비위축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보다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