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 프랑스 대통령선거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정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자 앞으로 프랑스가 유럽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서 확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프랑스 대선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17일 이같이 보도했다. 친서민정책을 앞세운 올랑드 후보의 집권이 프랑스 재정개혁의 시계를 원점으로 되돌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프랑스에서 발을 뺄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와 독일의 10년물 국채 금리 스프레드는 126bp(1bp=0.01%)를 기록해 연중 최고치에 근접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불안한 프랑스 국채를 팔고 안전한 독일 국채로 몰리고 있다는 뜻이다. 또 유럽 최대 파생상품거래소인 독일 유렉스는 지난 16일부터 프랑스 국채 투자자를 상대로 부도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선물거래를 개시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의 에바리스트 르푀브르 이코노미스트는 "올랑드의 개혁후퇴 조치가 국채금리를 밀어올려(국채값 하락) 프랑스를 이탈리아나 스페인 같은 위기국가로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올랑드 후보는 지난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주도해 체결한 유럽연합(EU) 신재정협약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협약의 핵심은 유럽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각국이 긴축재정에 나서는 것인데 긴축이 경제성장에 독이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올랑드 후보는 긴축 대신 정부지출을 늘려 서민들에게 일자리를 공급하고 부족한 세수는 연 100만유로 이상 고소득자들의 한계세율을 75%로 끌어올려 충당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프랑스의 취약한 경제구조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지난해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는 5.2%로 독일(1.0%)은 물론 이탈리아(3.8%)보다도 높다. 더구나 올랑드 후보는 EU가 제시한 재정적자 기준 3%선을 2017년에나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주식시장에도 투영되고 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올 들어 31%가량 올랐지만 이는 100% 넘게 상승한 미국의 S&P500과 비교하면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각각 3,724억유로, 1,445억유로를 대출한 프랑스 은행들의 주가는 최근 들어 낙폭을 벌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대선이 끝나는 대로 현재 최고등급 'AAA'인 프랑스 신용등급을 끌어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