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檢 비자금 조성 혐의 금호석유화학 압수수색

검, 박찬구 회장과 거래사 대표 2~3명 관련 여부 집중 조사

검찰 수사관들이 12일 금호석유화학의 서울 종로구 신문로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해 압수한 서류를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김주성기자

검찰이 금호석유화학의 비자금 조성 정황을 포착하고 금호석유화학 본사와 거래사인 물류기기 G사 등 거래처 서너 곳을 전격 압수 수색했다. 검찰 압수수색으로 지난 2009년 7월 형제간 경영권 다툼 이후 금호아시아나 그룹에서 떨어져 나와 독자경영에 나서고 있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계열사 분리 행보에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차맹기 부장검사)는 1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석유화학 본사와 관련 거래처 서너 곳에 수사관 20여명을 보내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관련 자료를 압수했다. 검찰은 금호석유화학이 하청업체 등과의 거래 과정에서 비용을 과다 지급하거나 세금계산서를 허위로 발행하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파악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의 비자금 및 세금 탈루 규모는 100억원 대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한 금호석유화학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박찬구 회장과 두세 명의 거래사 대표이사가 관련이 돼 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이 공금을 빼돌려 상당한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다만 수사 초기 단계라 비자금 조성 주체는 언급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압수된 물품을 조사한 뒤 회사 관계자를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이날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세계합성고무생산자협회(IISRP)에 참석한 박 회장은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검찰이 알아서 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금호석유화학의 한 관계자는 “1년 동안 공들여 준비한 행사 날에 압수수색을 당해 난감한 상황”이라며 “박 회장은 이번 총회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서울에서 세계 61개 합성고무 기업들이 참여하는 52차 IISRP 총회를 개최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검찰의 압수수색이 금호석유화학의 독자경영 행보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에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계열분리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박 회장은 지난 2009년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해임당했다가 지난해 3월 경영에 복귀했다. 박찬구 회장은 최근 한 달간 금호석유화학 주식 1만4,000주 가량을 추가 매입, 지분을 6.9%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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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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