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는 미래 식량 시장으로서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6배에 달하는 영토에 농지 가용률은 30%포인트 가까이 높은 42.8%인데다 화학비료가 필요 없을 만큼 영양이 풍부한 흑토가 1m 이상의 깊이로 깔려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농업 개발이 부진한 이유도 이 때문이었을 겁니다. '심기만 하면 나는 땅'을 가진 상황에서 굳이 신기술이나 농기계를 투입할 필요가 없었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이는 산업화가 더딘 이유이기도 할 겁니다.
타국의 식량창고 역할을 도맡다 보니 자체적인 산업화 노력이 부족한 면도 있습니다. 오랫동안 소련 식량의 50%를 생산하는 '소련의 빵바구니'로, 오늘날에는 '유럽의 빵바구니'로 불릴 정도입니다. 거대한 식량창고 역할을 하고 있지만 늘 안정적인 수요를 따라잡는 데 그쳤습니다. 이밖에 우크라이나 농업의 부진에는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정국불안도 영향을 미쳤지만 이 같은 요인은 시간과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크라이나가 천혜의 환경을 기반으로 농업뿐만 아니라 농기계·기술 산업을 육성한다면 많은 외국 기업에 매력적인 시장으로 비쳐질 것입니다. 한국산 농기계와 한국 기업의 농산물 가공 공장을 우크라이나에서 자주 볼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최진형 키예프무역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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