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은행] 종금사 지원 7조원 처리 속앓이

은행들이 신용관리기금에 대출해준 종합금융사 지원자금 약 7조원의 상환기일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돈을 빌려간 정부는 상환 계획조차 밝히지 않고 있어 은행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게다가 한은이 오는 3월 만기도래하는 유동성자금지원분을 회수하겠다는 방침을 지난 4일 은행권에 통보함에 따라, 종금사에 돈을 대준 10개 시중은행들이 심각한 유동성 타격과 손실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97년 IMF 사태 직후 은행들은 당시 재정경제부의 주관하에 한국은행으로부터 유동성을 공급받아 신용관리기금에 대출해준 바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재경원(현 재경부)의 요구로 종금사에 자금을 지원한 조흥 한빛(상업-한일) 제일 서울 외환 신한 국민 주택 산업은행과 농협 등 10개 은행은 최근 만기일인 오는 19일까지 대출금 상환을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14일 차주(借主)인 예금보험공사에 공식 의견을 전달키로 했다. 당초 은행들은 신용관리기금 앞으로 대출을 내줬지만, 지난 4월 예금보험공사가 출범하면서 차주가 예보로 변경됐다. 예보에게 대출된 자금은 한아름종금사를 통해 당시 영업정지를 당한 개별 종금사 앞으로 지원됐다. 10개 은행이 지난해 1월 신용관리기금 앞으로 대출해 준 종금사 지원금은 총 6조9,821만6,800만원. 지원금이 적은 신한은행도 3,000억원대의 부담을 안고 있으며, 한빛은행의 경우 상업-한일은행 몫을 합해 1조4,000억원대의 지원금을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이중 중앙종금 지원분의 일부 원리금이 지난 3월 중도상환되긴 했지만 남은 잔액은 여전히 6조5,621억3,800만원에 달한다. 이자까지 포함하면 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은행들은 한은에게 다달이 이자를 상환하고 있지만, 예금보험공사는 은행돈에 대한 이자를 만기때 일시지급하기로 돼 있어, 은행들은 이자 상환에 대해서도 상당액의 손실을 보고 있다. 은행들은 한은으로부터의 전월평균 콜금리보다 1%포인트 싼 금리로 자금을 빌려 예보에는 이보다 0.5%포인트 높은 금리로 지원을 하게 돼 있지만, 이자지급방식의 차이때문에 실제로는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시중은행의 자금담당 관계자는 『은행별로는 손실규모가 70억~80억원, 전체로는 8,000~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금리 조건에 따른 손실은 어차피 감수한다고 해도, 한은의 지원마저 끊기는 상황에서 정부가 자금 상환마저 제때 안한다면 은행들은 막대한 손해를 입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 관계자는 『예보가 19일까지 대출금을 상환하던가 한은이 차입금 상환기일을 늦춰주는 수밖에 없는데, 한은은 IMF와의 협의때문에 3월 중순까지 차입금을 전부 상환시킬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결국 정부가 돈을 갚을 수밖에 없다는 것. 그러나 정작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하는 재경부는 이와 관련해 어떤 대답도 하지 않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게다가 중앙종금에 이어 대한, 나라종금 등 일부 종금사들이 한아름종금에 지원자금을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도 은행으로의 중도 상환이 이뤄지지 않아, 은행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의 공적 기능을 강조하면서 정부가 은행에 손실을 입히면서까지 강제로 자금을 끌어 쓰는데, 은행이 언제까지 공공기관으로 존재할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도 『대다수 은행들이 정부 공적자금을 투입받은 처지라 제대로 말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안타까와했다. 【신경립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