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하반기 증시전망/엔화강세… 금리하락… 수출증가…/상승세 이견없다

◎수급여건­안정속 한통주 상장 등 물량압박 요인도/자금시장­금리하향·기업 자금수요 줄어 원활할듯/환율동향­엔 강세계속… 차·반도체·조선 수혜예상/경기전망­회복세 가시화… 3분기∼내년초가 “저점”지난 5월 이후 엔화강세, 금리하락, 수출회복 등 증시여건이 호전되면서 주식시장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주식시장의 강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급사정, 자금시장, 환율동향, 경기전망 등 올 하반기 주식시장의 여건을 점검해 보았다.이와함께 올 상반기 주가상승의 주역을 담당했던 외국인투자가들과 상반기중 많은 주식을 매도해 자금력을 확보해 놓은 기관투자가들의 투자전략등을 조망해 보았다.<편집자주> ◇수급여건 하반기에도 금리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부동산경기가 회복되기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중 부동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이 지속될 전망이다. 또 시중실세금리 하락으로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기관들이 자금을 주식이나 채권쪽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로인해 하반기 주식시장의 수급구조는 양호한 상황이 지속되겠지만 한국통신 등 공기업주식의 상장등이 수급압박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6월중 한때 3조6천억원대를 기록한 고객예탁금은 최근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가총액대비 고객예탁금의 비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또 상반기에는 외국인들이 시장을 주도했지만 하반기에는 상반기중 대량의 주식처분으로 자금을 확보한 투신이나 풍부한 자금여력을 가진 보험권 등 기관투자가들이 외국인들과 함께 매수에 가담할 가능성이 있어 수급불균형의 개선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하반기중 추가로 실시될 외국인투자한도확대도 수급개선요인으로 작용, 장세전환의 전기를 마련해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부계획대로 10월께 한국통신의 국내증시 상장이 추진될 경우 개인투자자보유 물량이 매물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전화번호부, 국민은행, 담배인삼공사등 정부보유지분의 매각도 물량압박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금시장 올 하반기에도 금리는 하향안정추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7월중 여름휴가비가 지급되고 8, 9월중 추석상여금이 지급되는데다 12월 18일로 예정된 대통령선거를 앞둔 정치자금수요 등으로 올 하반기 자금수요가 비교적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기업들이 올 하반기에도 설비투자를 크게 늘리지 않을 계획인데다 통화당국도 한계기업의 부도나 금융개혁에 따른 금융시장의 교란을 방지하기 위해 올 하반기에도 통화공급을 신축적으로 운용할 방침을 밝혔다. 또 물가가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한 강력한 통화환수책을 취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수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기업들의 자금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6월중 채권발행이 자율화되고 10월부터는 기채조정협의회의 회사채물량조정이 폐지될 예정이다. 7월부터는 은행의 금융채발행, 증권사의 증권채발행이 허용돼 하반기중 비제조업등의 회사채발행이 늘어날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OC관련 채권발행도 예상되고 있다. 이로인해 하반기중 채권발행물량이 늘어나겠지만 금리하락추세로 인해 채권편입형 금융상품의 금리경쟁력이 회복돼 채권수요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하반기중 회사채수익률은 11.50%에서 12.0% 수준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10%대 진입시도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환율동향 지난 4월말 1달러당 1백27엔까지 상승했던 일본 엔화의 대미달러환율은 이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엔·달러 환율은 5월20일에는 1백11엔대까지 떨어졌다. 6월들어서 심한등락이 거듭됐지만 올 하반기에는 이같은 엔화강세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일본경기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일본의 대미무역흑자가 좀처럼 줄어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기때문이다. 또 엔강세에 대해 미국과 일본 양측간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로인해 자동차, 조선, 철강, 반도체 등 국내 주요업종 수출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또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은 올들어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 6월중 1달러당 8백90원선을 유지했다. 올 하반기에는 경상수지개선과 해외자본의 유입으로 환율이 소폭 하락(평가절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원화강세는 오히려 외국인들의 국내주식투자 메리트를 높여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기전망 경기저점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각 경제연구소에서는 97년 경제성장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있으며 이르면 올 3·4분기, 늦어도 내년초에는 경기가 저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 5월중 경상수지적자폭이 크게 개선됐으며, 외환보유고 축소추세도 진정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보, 삼미부도사태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 높아졌던 컨트리리스크도 완화됨에 따라 국내기업들의 해외자금조달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함께 금리하락, 엔화강세 등으로 국내기업들의 수출환경과 경영여건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중에 경기회복이 뚜렷하게 가시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1·4분기중 13.8%를 기록한 재고증가율이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국내경기가 반도체, 철강, 자동차부문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점도 경기회복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이들 업종의 구조조정이 완료되지 않는한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이 늦어질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또 금융기관들이 대기업 이외의 중소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극히 꺼리고 있다는 점도 경기회복이 산업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반기중 경기회복 가능성이 높지만 환율이나 금리, 원자재가격 등 외부환경이 급격히 변할 경우 경기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다.<증권부> ◎기관투자가 동향/보유주식 대부분 900P 내외돼야 매도가능/보험권 가장 큰 매수여력… 하반기증시 변수 국내기관투자가들은 종합주가지수가 9백포인트를 옷돌아야 주요매수세력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기관들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식들의 평균매입가는 주가지수를 기준으로 볼때 대체적으로 9백포인트 전후로 추정되고 있고 있다. 따라서 국내기관들은 주가지수가 이를 상회하는 강세를 보이거나 급작스런 상황변화로 경기회복 속도가 가속화하지 않는다면 그 이전에는 적극적인 매수세로 전환하기 힘들 것이라는 말이다. 이는 지난 상반기동안 국내기관들이 보인 매매행태에서도 읽을수 있다. 주가 상승초기였던 지난 4월 국내기관들은 1천4백37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냈고 ▲5월 4천5백10억원 ▲6월 6천7백45억원으로 상승단계가 높아질수록 매도량을 늘렸다. 특히 투신사는 지난 5월 1천1백96억원어치를 순매도한데이어 주가지수 8백선에 근접한 6월들어 3천5백4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투신권전체가 보유한 2조원이상의 주식형 미매각수익증권의 매도가능 지수대가 8백∼9백포인트이기 때문이다. 결국 전체 기관들은 올상반기 무려 1조7천4백91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같은 국내기관들의 매도공세에도 주가가 상승무드를 지속할수 있었던 것은 기관들의 매수대상종목군이 지수민감주였다는 것과 외국인들이 국내기관들의 매물을 받아줄 정도로 적극적인 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주요매도 종목군은 은행주와 개별재료보유주이며 주매수종목은 한전, 현대전자, 삼성전자 등 블루칩과 저가대형주였다. 은행주는 외국인들이 매수해줬고 매도압박이 거셌던 중소형주의 약세에도 지수민감주인 블루칩과 저가대형주들이 강세를 보여 지수상승 국면이 연출됐던 것이다. 국내기관 중 하반기 증시에 큰 변수로 등장할 곳은 보험권이다. 보험사들은 지난 96년 6천4백7억원, 95년 9천6백60억원의 순매수를 보였지만 지난 상반기중에는 4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보험권이 올들어 저조한 매수실적을 기록한 것은 막대한 주식평가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기관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보험사들은 주가가 정점을 기록했던 지난 94년부터 하락세를 지속한 지난 96년 상반기까지 주식매수의 고삐를 늦추지 않아 손실폭이 다른 기관들의 손실폭을 능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보험사들은 주식보다 채권투자에 치중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권은 국내기관중 가장 큰 매수여력을 가지고 있어 경기회복이 가시화돼 주가상승에 대한 확신이 설 경우 올 하반기 주식시장의 주도권을 거머질 가능성이 높다.<최상길 기자> ◎외국인투자가 동향/미 증시 등 조정가능성… 한국 대체시장 부각/반도체·건설·철강 등 중심 매수비중 늘릴듯 상반기 증시 회복의 촉발점은 5월의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확대였다. 96년말부터 외국인투자가들은 국내 주식투자비중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상황이었다. 올상반기중에도 외국인들은 한도확대 이전인 4월까지 매수―매도가 거의 균형을 이룬상태였다. 그러나 막상 5월 한도확대시 1조9백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때 외국인들이 주로 매수한 종목은 이미 한도가 소진된 포철, 삼성전자, SK텔레콤등 전통적인 핵심 우량주와 일부 은행주였다. 마침 엔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국내 금리도 하향안정세를 나타내면서 경기관련 저가 대형주쪽으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유입되기도 했다. 이같은 상반기의 외국인 투자패턴은 하반기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활황세를 나타내는 미국등 선진증시와 남미, 동구권 증시의 조정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체 시장으로서 아시아시장이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증시는 4·4분기중 경기가 저점을 통과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고 원화환율도 안정세를 나타내 투자메리트가 커지고 있다. 또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금융불안이 커져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한국증시가 부각되고 있다. 하반기 외국인들의 주요 매수종목은 세계 경제의 호전지속과 아시아 경제의 상승에 편승할 수 있는 국제경쟁력이 뛰어난 기업들이 될 것으로 증권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반도체, 철강, 화학업종의 대표주와 수출관련종목, 저금리 수혜가 예상되는 건설, 증권주 등이 외국인들의 주요 투자대상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정명수 기자>

관련기사



정명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