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끼' 웹툰 영화 한계 넘어설까

원작 매력 살리면서 새 결말로 완성도 높여 흥행몰이 관심

원작 웹툰 '이끼'(위)와 영화 '이끼' /제공=이노기획

지난해까지 한 포털 사이트에서 연재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웹툰(web toonㆍ인터넷 만화) '이끼'가 영화화된다는 소문이 돌자 네티즌들 사이에선 이끼가 영화화될 경우 바라는'가상 캐스팅' 리스트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박해일과 변희봉, 조연에는 정진영과 송승환, 감독은 봉준호 등 구체적인 리스트는 그들이 사랑하는 웹툰이 영화가 된다는 것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이자 원치 않는 인물이 영화에 참여하는 데 대한 반발이기도 했다. 14일 개봉하는 영화는 주연인 박해일을 제외하고 모두 네티즌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캐스팅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지금껏 영화화된 어떤 웹툰보다 훌륭하게 영화로 탄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끼'가 그동안 실패를 거듭해온 웹툰 영화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줄줄이 실패해온 '웹툰 영화'=그동안 웹툰은 인터넷은 뜨겁게 달궜지만 스크린은 달구지 못했다. '다세포 소녀'(2006)를 시작으로한 웹툰 영화는 56만명이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웹툰 영화의 한계를 드러냈다. 원작의 매력을 잘 살리지 못해 원작의 팬과 관객 모두에게 혹평을 받았다. 이어 웹툰계의 스타작가 강풀의 인기 시리즈 '아파트'(2006)가 영화화됐지만 이 역시 64만명에 그쳤고 2008년 개봉한'순정만화'와 '바보'역시 원작 영화의 매력을 살리지 못한채 실패 목록에 이름을 추가했다. ◇웹툰의 가능성과 한계= 영화의 스토리보드처럼 한 장면 한 장면 세밀하게 구성된 웹툰은 충무로에 새로운 소재를 수혈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그동안 웹툰 영화의 실패가 말해주듯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을 굳이 영화로 봐야 하는 필요성을 제시하지 못했다. 수십회에 걸친 원작을 2시간 분량의 영화로 압축하는 것도 쉽지 않고 장면과 장면 사이를 공백으로 채워 긴장감을 조절하던 웹툰의 묘미를 영화로 전달하는 것도 문제였다. 관객이 이미 원작의 내용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관객을 몰입시킬 수 있을 만큼 새롭게 구현해내는 것도 어려웠다. ◇한계에 도전한 '이끼'='이끼'의 경우 원작의 매력을 살리면서도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했다는 평이 많다. 총 80회의 작품 중 처음 10여회 가량은 원작을 거의 그대로 옮겨 원작의 분위기가 생생하게 전해진다. 하지만 캐릭터들은 강 감독의 손에서 변주됐다. 음흉한 분위기의 나이 든 이장은 정재영이 맡으면서 한층 더 위협적으로 변형됐고 말이 없던 그의 수족 김덕천은 유해진이 맡아 극에 웃음과 활기를 불어넣는 인물로 태어났다. 주인공 류해국(박해일)과 원수지간인 박민욱 검사 역시 강 감독의 작품에서 '투캅스', '공공의 적' 같은 분위기를 이끌어내며 묘미를 준다. 원작은 마감에 쫓겨 이야기가 급히 마무리됐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강 감독은 새로운 결말을 만들었다. 원작의 이야기 구조에 감독의 연출이 더해져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탄생한 것이다. 현재 영화화를 진행중인 웹툰 작품은 강풀의 '어게인', '이웃사람', 고영훈의 '트레이스'등 총 10여편에 이른다. 강우석 감독 '이끼'가 성공사례로 남아 웹툰 영화화에 가속도가 붙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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